민족 최대의 명절인 추석이 곧 다가옵니다. 추석 때면 고향으로 내려가거나 오랜만에 뵐 반가운 얼굴들로 가슴이 쿵쾅거립니다. 맛있는 먹거리와 윷놀이 같은 명절 풍습들도 신바람을 더합니다. 그러나 반려동물을 키우는 분들에게는 이즈음 걱정거리도 생깁니다. 아직 우리 사회에 반려동물에 대한 배려가 부족한 탓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반려동물과 함께 생활을 하는 보호자분이 알아두면 좋을 내용들을 살펴보려고 합니다.

올해 추석은 연휴기간이 5일 정도입니다. 긴 연휴 동안 반려동물을 돌보지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상황이 어쩔 수 없는 경우 반려동물 위탁시설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대략 1~2주일 전 미리 동물병원에 예약하고 추석기간에도 영업을 하는지, 위탁 서비스를 제공하는지도 미리 알아둬야 합니다. 위탁 서비스를 제공하는 동물병원의 경우 추석 전후의 기간이 성수기이기 때문에 미리 예약을 하지 않을 경우 곤란한 상황에 처할 수 있습니다.

위탁을 할 때는 반려동물이 평상 시에 먹던 사료와 장난감 그리고 보호자들의 체취가 있는 옷가지 등을 같이 준비해 맡기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면 반려동물의 정서적 불안감을 조금은 덜어줄 수 있습니다. 반려동물에게 급작스러운 생활환경의 변화는 스트레스를 유발하기 때문입니다. 최대한 반려동물이 환경의 변화를 덜 느낄 수 있게 하는 것이 좋습니다.

추석 연휴기간에는 동물병원 대부분이 문을 열지 않기 때문에 24시간 연중무휴 진료를 받을 수 있는 동물병원들을 알아두는 게 좋습니다. 추석기간 내 가장 많이 발생하는 질환들은 소화기 질환입니다. 반려동물들이 먹지 말아야 할 음식을 먹고 구토나 설사를 일으키는 경우가 많지요. 명절 때 친인척들이 반려동물이 귀엽다고 음식이나 간식을 많이 주고, 반려동물 스스로가 쓰레기통을 뒤져 상한 음식을 먹는 바람에 내원하는 일이 빈번합니다. 따라서 반려동물이 너무 많은 음식을 섭취하지 못하게 하고, 쓰레기통은 아예 접근조차 못하게 치워 놓는 것이 예방법입니다.

그러나 언제 어느 질환이 생길지 모르니, 만일에 대비해 추석 연휴에도 진료가 가능한 병원을 미리 알아두면 큰 도움이 될 듯합니다.

추석 연휴 때 고향에 내려가거나 여행을 떠날 수도 있습니다. 이때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런데 차나 기차 안에서 안정적인 반려동물들도 있지만 대부분 차량이나 기차가 익숙하지 않습니다. 좁은 공간과 속도를 이겨내지 못하는 반려동물들도 많지요.

따라서 연휴가 시작되기 2~3일 전 전반적인 건강검진을 받고 멀미약을 처방받아 장거리를 이동하는 반려동물의 불안함을 덜어 줄 필요가 있습니다. 멀미약을 이동 전 30분에서 1시간 전에 먹이면 반려동물이 안정적으로 이동할 수가 있습니다.

굳이 명절이라서가 아니라 1년에 1~2회 건강검진을 받아 보는 것은 반려동물의 건강상태를 알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합니다.

추석은 즐거운 명절인 동시에 반려동물이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위의 내용을 꼼꼼히 살펴 반려동물을 배려한다면 그들도 행복한 명절을 보낼 수 있을 것입니다.

■ 나응식 수의사는?

나응식 수의사는 충북대학교 수의학과를 졸업하고 일본 미야자키대학 동물병원 외과 연구원으로 활동했다. 현재 충북대학교 수의과대학 동물행동학 강사를 역임 중이며 충북대학교 내과 임상대학원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또한 그레이스 동물병원 대표 원장으로 있다. 충북대학교 수의학과 대학 임상동문회장, 고양이 수의사회 편집위원장, 서울시 수의사회 상임이사, 서울시 수의사회 반려동물 행동학 연구회 회원 등으로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