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선혜씨는 5월경 반려견 ‘쉥키’(7·푸들)가 교통사고를 당하는 불상사를 겪었다. 다행히 경상으로 끝났지만 쉥키를 데리고 정기적으로 동물병원에 가야 했다. 노원구에 거주하는 곽씨가 찾는 ‘당골’ 동물병원은 마포구에 위치해 가까운 거리가 아니었다. 대중교통이 있지만 다친 쉥키를 케이지 안에 넣긴 마음이 불편했다. 안고 택시를 타고 싶었지만 거부 당하기 일쑤. 결국 곽씨는 항상 콜택시에 설명한 뒤 승락을 받고 탄다.

반려동물과 먼 거리를 이동하는 일은 힘든 활동이다. 이동 케이지가 있어도 반려동물이 중·대형견이거나 여러 마리일 경우 곤란한 상황에 부닥친다. 자차가 있어도 반려동물을 태우고 운전하는 일은 쉽지 않다. 자동차가 익숙하지 않은 반려동물일 경우 더 주의해야 한다. 반려동물을 안정시킨다고 안고 운전하면 범칙금 대상이다. 택시는 반려동물 탑승 자체를 거부하는 경우가 흔하다. 반려동물 보호자라면 누구나 곽씨와 같은 고충이 있다.

‘펫 택시’(Pet+Texi)가 꾸준한 호응을 얻고 있다. 반려인의 가려움을 제대로 긁어줘서다. 출발지까지 찾아오는 콜택시와 비슷하지만 오로지 반려동물을 위한 이동수단이다. 반려동물 범주 안이라면 종·크기·마릿수에 별다른 제한이 없다.

시간이 없는 보호자를 위한 최적화 서비스도 있다. 보호자가 동승하지 않아도 반려동물만 목적지를 다녀올 수 있다. 동물병원 진료나 동물 미용 관리가 목적일 경우 수의사나 관리사의 상담 내용까지 보호자에게 전달해준다. 꾸준한 이동이 필요한 보호자를 위해 맞춤형 셔틀 서비스도 진행 중이다.

펫 택시 업체 ‘펫미업’의 경우 이용료는 기존 택시 요금에 8000원을 추가하면 된다. 반려동물이 5마리 이상일 경우 마리당 5000원의 추가 요금이 붙는다. 서울을 경유한다면 전국 어디든 이용 가능하다.

펫미업 장수익 대표는 “서비스가 편리하면서도 합리적인 가격이 강점”이라며 “이용 고객이 꾸준히 증가해 차량을 늘리고 있다. 앞으로는 신속성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1인 가구와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가 늘면서 집에서 혼자 보호자를 기다리는 반려동물도 많아졌다. 특히 개는 야외 활동과 꾸준한 접촉이 필수인 동물이다.

반려견이 산책을 자주하지 않고 집에서 혼자 있는 시간이 잦아질 경우 분리불안으로 이어진다. 분리불안은 자주 짖고 집안을 엉망으로 만들어 놓는 등 다양한 문제 행동의 원인이다. 평소 문제 없는 반려견이라도 보호자가 집을 장기간 비워두는 상황이 오면 당장 골치 아파진다.

아이를 봐주는 ‘베이비시터’가 있듯 비슷한 고민을 가진 반려인들을 위한 ‘펫시터’(Pet+Sitter)가 있다. 펫시터는 말 그대로 반려동물을 보호자처럼 돌봐주는 전문 반려동물 보육 도우미다.

펫시터는 보호자가 집을 비울 때 반려견을 돌봐주고 외로움을 달래준다. 출장이나 여행 등 장기간 부재 때도 이들의 도움은 단비와 같다. 합의한 시간에 매일 찾아오거나 아예 펫시터 집에 반려견을 맡기는 방법도 있다. 이때 펫시터는 한 예약만 받는다.

펫시터는 멀리 떨어진 보호자를 안심시킨다. 반려견을 돌보면서 사진을 찍어 전송(최소 5회)하고 돌봄 일지를 작성한다. 방문 기간동안 폐쇄회로(CC)TV를 대여해줘 수시로 집 안과 반려견을 확인할 수 있다.

보육 분야는 반려인의 가장 큰 고충을 단번에 해결해주기 때문에 각광받는 분야이기도 하다. 미국 블룸버그 통신은 2025년이 되면 개를 산책시키는 직업인 ‘도그워커’(Dog-Wallker)가 교사보다 수요가 많아진다고 예측했다.

펫시터 중계 업체 ‘도그메이트’ 관계자는 “애견호텔보다 편안하고 믿을 수 있다는 고객들이 많다”며 “신뢰가 쌓인 펫시터에게 믿고 꾸준히 맡길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야 믿고 편안하게 언제든 여행을 떠날 수 있을 것 같다’는 고객들이 많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