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기르는 반려견의 성격을 아십니까. 같이 생활하고 있는 반려견의 성격이 어떠냐고 물으면 대부분 추상적으로 대답합니다. ‘착하다’ ‘좀 소심하다’ ‘ 활동적이다’ 뭐 이런 정도죠. 이는 성격 파악이 안된 겁니다. 사람처럼 반려견 역시 다양한 성격을 가지고 있습니다.

반려견의 성격은 대체로 세가지로 분류할 수 있는데 첫째는 강직하며 지배적인 성격, 둘째는 유약하고 종속적인 성격, 그리고 중간 정도의 성격입니다.

키우고 있는 반려견의 성격은 어떤지 간단히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을 알아보겠습니다.

소개할 방법은 빌 캠벨이 고안한 것으로 처음 반려견을 입양할 때 하는 성격 테스트입니다. 생후 7~8주 정도의 강아지를 대상으로 1마리씩, 반려견이 집중할 수 있는 산만하지 않은 장소에서 합니다. 시간대는 반려견이 활발하게 활동하는 시간대, 성격 테스트를 실시하는 사람은 반려견과 처음 보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테스트는 다섯가지로 사교성·복종성·무서운 일을 당했을 때 반응·소리에 대한 감수성, 그리고 사냥 본능 테스트입니다.

먼저 사교성 테스트입니다.

강아지를 방 한가운데 두고 시험자가 방에 들어가서 강아지에게 다가가 앉습니다. 곁으로 다가와 돌봄을 원하는 행동을 하는 강아지는 사람에 대한 사교성이 있다고 봅니다. 반대로 바로 공격성을 드러내는 강아지도 있는데 이는 성격이 지배적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또 무시하거나 무서워서 도망가는 경우도 사교성이 적다고 보시면 됩니다. 조금 떨어진 거리에서 손을 두들기면서 강아지를 불렀을때 다가오면 사교적이지만, 무시하거나 반대로 가면 사교성이 적다고 판단해도 좋습니다.

복종성 테스트는 강아지의 가슴을 양 손으로 안아 올려 30초 간 들고 있습니다. 이때 처음에는 다소 당황하다 바로 진정하고, 눈을 피하는 등의 얌전한 반응을 보이면 복종성이 강한 것입니다. 지속적으로 바둥거리거나 화를 내면 지배적인 성격으로 안고 키우기 힘들 수 있습니다. 굳은 상태로 전혀 움직이지 않는 강아지도 있는데 겁이 많고 신경질적인 성격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또 배를 뒤집어 움직이지 못하게 하거다 머즐 컨트롤(코끝을 가볍게 쥐는것)을 했을 때 반응을 봅니다. 심하게 바둥거리거나 손을 물으려 한다면 지배욕이 강해 키울 때 애를 먹을 수도 있습니다.

무서운 일을 당했을 때 반응 테스트로는 강아지 발가락 사이를 가볍게 꼬집는 것입니다. 보통은 놀라 발가락을 쳐다보거나 냄새를 맡습니다. 간혹 화를 내거나 물으려 한다면 지배적인 성격이고, 반대로 울거나 무서워한다면 겁이 많은 성격으로 통증에 민감할 수 있습니다.

물건을 이용한 소리로 강아지의 소리에 대한 감수성 테스트를 합니다. 조금 놀라다 바로 평온한 상태로 돌아오는 게 일반적인데 과도하게 겁을 먹거나 도망가면서 부들부들 떠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는 신경질적이고 겁이 많은 성격의 강아지입니다.

반려견은 기본적으로 사냥 본능이 있습니다. 강아지 바로 앞에 공을 던지거나, 장난감이나 수건과 같은 물건을 흔들어 봅니다. 이때 바로 쫓아 움직이면 사냥본능이 강한 반려견으로 이러한 본능을 이용한 작업도 가능합니다. 그러나 다른 동물과 동거하거나 더 작은 반려동물이 있는 가정에서는 이러한 성격이 오히려 문제 될수도 있습니다. 반대로 전혀 흥미를 나타내지 않는 강아지는 활동적이지 않은 사람이나 나이 드신 분이 키우기에 괜찮겠죠.

간단히 2개월 미만의 어린 반려견의 성격테스트를 알아봤습니다. 반려견의 성격은 생활 환경과 경험에 따라 언제든지 변할 수 있습니다. 그래도 처음 입양할 때 간단한 테스트로 성격을 파악한다면 더 잘 이해하며 키울 수 있지 않을까요.

■ 나응식 수의사는?

나응식 수의사는 충북대학교 수의학과를 졸업하고 일본 미야자키대학 동물병원 외과 연구원으로 활동했다. 현재 충북대학교 수의과대학 동물행동학 강사를 역임 중이며 충북대학교 내과 임상대학원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또한 그레이스 동물병원 대표 원장으로 있다. 충북대학교 수의학과 대학 임상동문회장, 고양이 수의사회 편집위원장, 서울시 수의사회 상임이사, 서울시 수의사회 반려동물 행동학 연구회 회원 등으로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