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아리랑TV ‘Peace & Prosperity’(진행 봉영식, 김목연) 208회는 한국전쟁 참전용사들의 용기와 희생을 기억하는 프로그램을 방송했다.

73년 전, 대한민국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전쟁에 참전했던 용사들. 그들 모두 인생의 가장 빛나는 청춘 시절을 바쳤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리고 이들의 헌신을 기리며 국가보훈부와 성균관대 인공지능학과 팀원들이 참전 영웅들의 젊은 시절이 담긴 빛바랜 흑백사진을 인공지능 기술로 복원해 화제가 되고 있다.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우사이먼성일 성균관대 인공지능학과 교수는 “6.25 전쟁 영웅들의 저화질 사진을 고화질로, 흑백 사진을 컬러로, 배경을 좀 더 자연스럽게 실제 이미지에 가깝도록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과거와 현재의 간극을 메운 건 4차 산업의 핵심인 인공지능 기술로 더 자연스럽고, 선명한 복원을 위해 9개월이나 연구에 매달렸다.

우사이먼성일 교수는 복원된 사진을 보여주며 “가장 자연스러운 백그라운드를 세그멘테이션을 통해 인공지능 기술도 자동으로 매칭을 시킬 수 있게 했다”며 우리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상을 언급했고 함께 프로젝트에 참여중인 학생들은 이 같은 일련의 과정이 살아있는 역사 공부가 된다고 전했다.

성균관대 인공지능학과 석사 과정을 밟고 있는 송건호씨는 “작업을 하다 보면 많이 알려지지 않은 군인들이 많다”면서 “이분들이 각자 살아계신 시대는 조금 달라도 한 마음이 되어서 대한민국을 지켜왔다는 게 느껴졌고 그게 정말 존경스럽다”고 참여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이번 프로젝트에는 특별한 사연을 가진 국가유공자 후손이 사진 복원을 신청해 눈길을 끌었다. 바로 에티오피아에서 온 유학생 라헬씨가 그주인고이다. 라헬씨는 에티오피아에서 법학을 전공한 재원으로 우연히 접한 한국 드라마를 통해 독학으로 한국어를 익혔다고 한다.

자국에서 인권변호사를 꿈꾸던 그녀가 올해 2월 본격 한국살이를 결심한 건 6.25 전쟁 참전용사였던 외할아버지의 사연 때문이다. 라헬씨는 “드라마를 보면서 한국에 관심을 보이니까 외할머니가 외할아버지의 6.25 전쟁에 참전 사실을 알려주셨다” 고 한국과의 남다른 인연을 소개했다.

라헬씨 외할아버지의 참전 당시 나이는 불과 18살이었다. 낯선 이국땅에서 목숨을 걸고 싸운 영웅이었지만 라헬씨가 태어나기도 전에 돌아가셨다는데 그녀가 외할아버지를 그려볼 수 있는 건 빛바랜 흑백사진 한 장뿐이다. 라헬씨는 “외할아버지 모습을 많이 생각을 해봤다”면서 “상상도 많이 해보려고 했지만 그게 실제 할아버지의 모습은 아닐 수도 있으니까 많이 아쉬웠다” 고 심정을 전해 안타까움을 샀다. 사진 복원을 통해 라헬씨가 청년 시절 외할아버지를 만나는 감동적인 모습이 펼쳐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