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7년생 군산상고 동기가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에서 뭉쳤다.

원종현(NC)과 차우찬(LG)은 한국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모처럼 호흡을 맞춘다.

원종현은 지난 시즌 54경기에 등판해 3승 3패 3세이브 17홀드 평균자책점 3.18을 기록하며 팀의 창단 첫 한국시리즈 진출에 크게 기여했다. 지난해까지 삼성에서 뛰었던 차우찬은 2016시즌 24경기 등판, 12승 6패 평균자책점 4.73을 기록했다. 두 명 모두 정규시즌 좋은 성적을 냈기에 태극마크를 달게 됐다.

대표팀은 지난 11일 예비 소집을 가졌다. 원종현과 차우찬도 이날 대표팀 유니폼을 받고 WBC 공인구도 받았다.

두 명의 투수는 대표팀 마운드의 허리를 맡게 될 예정이다. 150㎞에 육박하는 강속구를 던지는 원종현은 소속팀 NC에서도 필승조의 역할을 맡았다. 차우찬은 선발 투수이지만 중간 계투 경험이 있다.

원종현과 차우찬의 우정은 학창시절부터 시작해 프로 무대에서까지 이어졌다. 군산에서 서로의 존재를 알고 있다가 군산상고에서 만나 ‘절친’이 됐다. 고등학교 졸업을 앞두고 프로 무대를 향한 꿈을 키웠고 둘 모두 프로 입단에 성공했다. 차우찬은 2006년 삼성 2차 1라운드 7순위로 지명을 받았고 원종현도 같은 해 LG에 2차 2라운드 11순위로 뽑혀 프로 무대를 밟았다.

프로 데뷔 후 둘의 행보는 갈렸다. 차우찬은 삼성에서 자리를 잡아갔다. 하지만 원종현은 2010년 방출되는 아픔을 겪었다. 그리고 원종현은 NC의 트라이아웃에 참가해 기회를 잡았다. 원종현은 대장암에 걸리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이제는 리그를 대표하는 투수 중 한 명이 됐다.

원종현과 차우찬 모두 대표팀에서 함께 뛰는 것 자체만으로 설레는 마음이 크다.

대표팀 발탁이 처음인 원종현은 “(우찬이와) 서로 야구 이야기를 많이 하는 편은 아니다. 오랜만에 같이 뛰게 되서 새로운 마음이 크다”고 했다. 그러면서 “공인구를 받아봤는데 KBO리그 공보다 밋밋한 느낌이 크다. 대표팀 훈련에 가서 연습하면서 적응해야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차우찬 역시 친구와 호흡을 맞추게 돼 기쁘다. 그는 “고등학교 3학년 이후 같이 운동하는건 처음인데 기쁘고 너무 반갑다. 같이 캐치볼하면 고등학교 시절 기분이 날 것 같다”며 “중간 계투로 힘을 합쳐서 WBC 대표팀 좋은 성적을 거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