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시티즌의 왕선재 감독대행이 대행 꼬리표를 떼고 정식 감독으로 취임했다.

대전은 27일 “왕선재 감독대행을 구단의 제5대 감독으로 선임했다”고 발표했다.

앞으로 2년간 대전을 이끌 왕 감독은 11월1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릴 광주 상무와 올 시즌 K리그 정규리그 최종라운드 홈경기에서 감독 데뷔전을 치른다.

왕 감독은 부산동아고-연세대를 졸업하고 83년 한일은행축구단에 입단해 그해 득점왕에 올랐으며 청소년대표와 국가대표로도 뛰었다.

현역 은퇴 뒤에는 92년 원주공고 감독을 시작으로 동아대 감독, K리그 수원 삼성 수석코치로 일했고 2007년 8월부터 대전 수석코치를 맡아왔다.

왕 감독이 대전을 맡은 건 지난 6월 말부터다. 김호 전 감독이 성적부진과 구단 프런트와의 불화로 해임되자 감독대행으로 팀을 이끌었다.

주축선수들이 “팀 분위기가 자율적으로 바뀌는 등 왕 선생님 밑에서 축구할 맛이 난다”고 입을 모을 정도로 위기에 빠진 구단을 성공적으로 구해 정상궤도에 올려놨다.

대전은 왕 감독이 임시로 지휘봉을 잡은 지난 6월27일 인천 유나이티드와의 홈경기(1-1무)부터 K리그에서 5승5무6패의 성적을 거뒀고, FA컵에서는 4강까지 올랐다.

대전 김광식 사장은 “왕 감독의 전술분석과 선수활용에 믿음이 갔고 구단과 대전 팬, 축구계 전반에 걸쳐 높은 신망을 받고 있다고 판단해 감독으로 정식계약했다”고 말했다.

한편 대전이 왕 감독에게 구단 지휘봉을 맡긴 걸 시작으로 K리그 사령탑 지도에 변화가 올 전망이다.

아직 정규리그가 끝나지 않은 데다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의 윤곽도 드러나지 않아 구체적인 움직임은 없지만 이미 몇몇 구단이 신임 감독 선임 작업을 시작했다.

지난 14일 알툴 베르날데스 감독의 전격사임 후 조진호 감독대행에게 임시로 팀을 맡긴 제주는 정규시즌이 끝나는 대로 감독 선임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최윤겸 전 대전 감독과 박성화 전 부산 감독이 유력한 후보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