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 기용에 실패했다."

허정무 축구대표팀 감독이 10일 동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중국에 패한 원인을 지적했다.

허 감독은 경기 뒤 인터뷰에서 "오랫동안 호흡을 맞추지 않은 선수들을 기용했다가 좋지 않은 결과를 냈다"며 "전체적으로 우리 선수들이 좋은 경기를 하지 못했다"고 아쉬워했다.

허 감독은 32년간 지켜오던 중국전 연승행진이 멈춘 데 대해서는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 언젠가는 깨질 기록이었다. 우리 선수들이 저조한 경기를 한 반면 중국 선수들의 기량이 좋았다"고 말했다. 

이어 초반 전술 실패와 실점에 따른 부담도 패인으로 꼽았다.

"선제골을 내주는 바람에 상대에게 말려들고 말았다. 중국은 수비가 두텁고, 한쪽으로 몰리는 경향이 있어 반대쪽을 노리려 했지만 쉽지 않았다"면서 "후반에는 정상적인 경기를 하라고 했는데 선수들이 마음만 급해져 역습을 더 많이 허용했다"고 뼈아파했다.

허 감독은 또 심판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심판에 문제가 있었다. 대회의 질을 높이려면 중국과 다른 나라가 경기할 때는 같은 나라 심판을 배정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한 뒤 "항상 강자와 약자의 차이는 많지 않다. 중국의 대승은 인정하겠지만 두려운 것은 없다"고 덧붙였다. 

허 감독은 "그동안 월드컵 예선을 치르고 본선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대표팀이 너무 쉽게 왔는데 올 것이 왔다"며 "오늘 경기를 개선의 밑거름이 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