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지선 아나운서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지 채 일주일도 안돼 27일 ‘SG워너비’ 출신 가수 채동하(30)가 자살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연예계가 큰 충격에 빠졌다.

송지선과 채동하의 자살 원인이 우울증으로 알려지면서 ‘연예인 우울증’ 문제에 대한 사회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소속사에 따르면 채동하는 2008년 5월 팀에서 탈퇴해 솔로로 전향한 후, 목부상으로 1년 넘게 활동하지 못하는 등 불운이 겹치면서 우울증을 앓아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자살한 송지선도 우울증으로 병원 치료를 받은 사실이 확인됐다. 경찰에 따르면 송 아나운서는 담당의사가 ‘감정적으로 불안정하며 충동적 행동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입원 치료를 해야 한다’고 소견을 밝혔음에도 본인이 거부하고 병원에서 퇴원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 뿐이 아니다. 이은주부터 정다빈, 유니, 박용하, 최진실, 최진영까지 자살로 생을 마감한 상당수 스타들이 우울증의 고통에 시달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조사에 따르면 자살한 사람의 50~60%에서 우울증이 있었던 것으로 보고될 만큼 우울증과 자살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소리없는 살인자’로 불리는 우울증은 일반인에게도 심각하지만 연예인들한테는 더욱 치명적이다. 치료를 받으면 충분히 완치할 수 있는데도 일거수 일투족에 대중의 눈길이 쏠리는 연예인들에게는 우울증은 숨겨야 할 치부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이다. 우울증을 앓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질 경우 활동에 제약이 따르게 될 것을 우려하는 측면도 무시못한다.

한 연예계 관계자는 “주위의 시선을 의식해 연예인들은 쉽게 병원을 찾지 못한다. 특히 정신질환의 일종이라는 사회적 인식 때문에 우울증 치료는 더욱 꺼릴 수 밖에 없다”고 전했다.

화려한 무대 위의 생활이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기도 한다.

우울증을 앓고 있지만 무대 위나 카메라 앞에서는 아무렇지도 않게 행동해야 하는 것 자체가 증상을 악화시키는 요인이 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일반인에 비해 예민한 성격, 인기를유지해야 한다는 강박, 속속들이 공개되는 사생활, 기분과 상관없이 이어지는 스케줄로 인한 스트레스 등도 연예인들을 우울증에 쉽게 노출시키는 원인으로 작용한다는 지적이다.

심각한 것은 우울증을 앓고 있을 경우 다른 사람의 자살 소식을 들을 경우 이를 통해 부러운 감정과 일종의 ‘용기’를 얻어 모방 자살의 충동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점이다.

신경정신과 전문의 황원준 박사는 “연예인의 자살은 청소년들에게 주는 영향이 큰 만큼 이에 대한 사회적 논의와 대책이 필요하다”면서 “연예인들이 더 이상 성형사실을 감추지 않게 됐듯 우울증도 드러내놓고 얘기할 수 있는 사회적 인식변화와 이를 위한 학계·언론 등의 노력이 절실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