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가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3연패에 한걸음 다가섰다. 전북 현대에 이어 수원 삼성이 적지에서 승리를 거둬 4강에 진출하면서 사상 첫 K리그 팀간의 결승 대결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수원은 29일 이란 이스파한에서 끝난 조바한과의 2011 ACL 8강 2차전에서 연장 접전 끝에 2-1로 이겨 1, 2차전 합계 3-2로 앞서 4강에 올랐다. 이란 원정과 고지대라는 불리한 여건 속에 거둔 짜릿한 역전승이었다. 수원은 후반 5분에 모함마드 가지에게 선취골을 내줬으나 후반 32분 염기훈의 크로스를 받은 양상민의 헤딩골로 승부의 균형을 맞춰 연장으로 몰고갔다. 기세가 오른 수원은 연장 전반 9분 페널티박스에서 스테보가 반칙으로 얻어낸 페널티킥을 마토가 침착하게 성공시켜 4강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이에 따라 K리그는 지난 27일 세레소 오사카(일본)를 제친 전북과 조바한을 물리친 수원이 4강에 진출했다. 전북은 8강에서 FC서울을 제치고 올라온 알 이티하드(사우디아라비아)와, 수원은 축구 대표팀 중앙수비수 이정수가 활약하는 알 사드(카타르)와 다음 달 19일과 26일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준결승전을 치른다. 결승은 11월5일 단판승부로 벌어진다.

2002년 처음 시작된 ACL에서 K리그는 2006년 전북, 2009년 포항, 2010년 성남에 이어 통산 4번째이자 3년연속 우승을 노릴 수 있게 됐다. 그동안 ACL에서 K리그 팀끼리 결승에서 맞붙은 적은 없다. 올해 전북과 수원이 4강에 올라 맞대결을 피하면서 사상 첫 K리그 팀간의 결승 대결 기대감을 높였다.

화끈한 공격 축구를 자랑하는 전북은 5년 만에 챔피언에 도전한다. 4강 상대 알 이티하드는 ACL 2회 우승과 1회 준우승을 했던 사우디아라비아의 대표적인 명문팀이다. 하지만 전북은 올시즌 내내 맹위를 떨치고 있는 ‘닥공’(닥치고 공격) 축구를 앞세워 결승행을 자신하고 있다. 전북 최강희 감독은 “분위기가 좋고 부상자도 특별히 없는 만큼 컨디션만 잘 유지한다면 충분히 대회 정상에 오를 수 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아시안 클럽컵(1967~2002년)에서 2002년 우승했지만 ACL로 통합된 이후 우승컵을 품지 못한 수원의 각오도 대단하다. 수원 윤성효 감독은 “이란 원정의 힘든 경기를 잘 이겨냈다. 이젠 충분히 결승전에 오를 수 있다”고 의지를 보였다. 수원의 상대인 알 사드는 1969년 창단해 카타르 프로축구 정규리그만 11차례 정상에 올라 최다 우승 타이틀을 가진 강팀이다.

중동의 강호와 4강에서 맞붙는 전북과 수원이 ACL 사상 첫 K리그 결승 잔치의 같은 꿈을 꾸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