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안에 팀을 우승시켜 일본에서도 최고 타자라는 소리듣겠다.”

일본 프로야구 진출을 앞둔 이대호(29)가 전 소속팀 롯데의 2011시즌 납회행사에 참석했다.

이대호는 30일 롯데 납회식이 열린 경남 통영 마리나리조트에서 취재진을 만나 “아쉽다”는 말을 수차례 했다. 막상 큰 도전을 앞두고 11년간 몸담았던 고향팀을 떠나려니 마음이 뒤숭숭하다.

일본프로야구 오릭스 입단에 사실상 사인만 남겨두고 있는 이대호는 계약을 12월로 미룬 채 롯데 납회식에 참석했다. 롯데 선수로서 함께 훈련하고, 고생한 정든 선수들과 작별의 시간을 갖기 위해서였다.

다른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롯데 자켓을 입고 나타난 이대호는 구단 버스로 선수단과 부산에서 함께 출발하는 등 납회식 일정을 모두 함께할 계획으로 동행했다. 선·후배들과 대화하고 어울리는 모습은 평소와 다르지 않아 보였다. 그렇지만 이대호는 “롯데 자켓을 입는 수 있는 마지막 날이라고 생각하니 입고 싶었다. 감독님과 프런트, 선수들 모두 인사하고 싶어 참석했는데 막상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니 아쉽다”고 털어놨다.

이대호는 “2008년 처음 포스트시즌에 진출했을 때, 그리고 지난해 9경기 연속 홈런을 쳤을 때가 가장 기뻤다. 사직구장에서 장외홈런을 쳤을 때도 기억에 남는다”며 “하지만 기뻤던 때보다 아쉬운 시간이 더 많다. 한국시리즈에 못가본 것은 가장 아쉽다”며 롯데맨으로서 지난 11년을 돌아봤다.

그러나 이제는 일본프로야구에 도전장을 내민 이상 한국 최고타자라는 자존심을 지키겠다는 각오가 더 크다. 이대호는 이번 주말 ‘절친’ 최준석(두산)의 결혼식에 참석한 뒤 다음주 오릭스와의 협상을 마무리지을 계획이다. 최근에는 빠른 현지 적응을 위해 일본어 공부도 시작했다. 한시즌 내내 괴롭혔던 발목 부상도 완전히 털어냈다. 이대호는 “용병이지만 또 신인이다. 몸은 둔하지만 한발 더 움직일 것이고, 빨리 일본어도 배우고, 먼저 다가서는 모습으로 일본 선수들이 용병이 아닌 가족으로 느끼도록 하겠다. 일본가서 조금 더 날렵한 모습을 보이려고 노력 중이다”며 웃었다.

한국 타자들이 일본무대 적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에 대한 우려의 시선에 대해서는 “그런 고정관념을 꼭 깨고 싶다. 어차피 야구는 부딪쳐 봐야 알 수 있다. 중요한 것은 많은 준비를 해서 후회없는 플레이를 하는 것”이라며 “2년 안에 팀을 우승시켜 최고라고 인정받는 타자가 되고 싶다. 내가 잘해야 후배들이 더 많이 해외진출을 노릴 수 있게 된다. 도망오듯이 롯데로 돌아오는 것보다 더 잘해서 돌아오고 싶다”는 다부진 각오를 밝혔다.

아울러 “일본 최고투수가 다르빗슈(니혼햄)인데 잘한다고 맨날 잘 던지는 것은 아니다. 타자는 10번 만나 3번만 잘치면 된다. 일본 투수들이 포크볼을 잘 던진다고 해도 공 10개 가운데 하나는 몰리게 돼 있다. 실투를 놓치지 않는게 중요하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이대호는 팬들에게 “내가 야구 잘해서 스트레스를 풀어드릴 수 있다면 기분이 좋을 것 같다. 내년 시즌 뒤에는 환영받으면서 귀국할 수 있게 열심히 준비하겠다”고 인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