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 감독 기회가 온다면 꼭 하고 싶다.”

프로야구 감독이 된 첫해 페넌트레이스와 한국시리즈 우승에 이어 아시아시리즈 우승까지 이뤄낸 삼성 류중일 감독의 행보에 거침이 없다.

류 감독은 30일 아시아시리즈 첫 우승의 영광을 남긴 대만 타이중을 떠나기에 앞서 “이거 너무 빨리 많은 걸 얻은 것 아니냐”면서도 다음 단계로 국가대표 사령탑에 대한 의욕을 드러냈다.

류 감독은 “국가대표 사령탑이 많은 감독님들이 부담스러워했다. 많은 분들이 그렇게 느끼지만 난 기회가 생기면 대표 감독을 꼭 한번 맡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현실적으로 바로 도전할 수 있는 자리는 2013년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사령탑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국제대회 사령탑으로 전년도 한국시리즈 우승팀 감독이 자동 선임되는 원칙을 만들어놨다.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야구 금메달을 품고 온 조범현 전 감독 또한 2009년 한국시리즈 우승팀 사령탑 자격으로 대표팀 선장직을 맡았던 수순이다.

따라서 류 감독으로선 내년 시즌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룬다면 WBC 지휘봉까지 손에 쥘 수 있다. 이에 “한국시리즈 2연패를 해야하나”라며 되물은 뒤 “대표팀 감독에 대한 내 생각은 그렇다”고 정리했다.

류 감독은 아시아시리즈 우승이 삼성 선수들에 큰 자신감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하기도 했다. “나도 그렇고 우리 선수 코치들이 다 그럴 것이다. 이번 대회 우승으로 야구인으로 살아가는데 든든한 자부심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 우승으로 결코 자만하는 일이 생기면 안될 것이라고도 했다. “우리가 결승전에서 이겼다고 일본야구를 넘어선 것은 절대 아니다. 그저 접근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일본은 여전히 강하다”고 강조했다.

11월 한달을 아시아시리즈 준비와 대회 참가로 보낸 류 감독은 골든글러브 시상식이 열리는 12월11일까지 눈코 뜰 새 없는 일정을 소화해야한다. 30일 밤 귀국 뒤에도 선수들과 함께 대구로 곧장 내려갔다. 1일에는 대구구장 실내체육관에서 열리는 팬페스티벌에서 우승 뒤 한달을 기다려준 팬들과 만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