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36·삼성)이 달리기 시작했다. 본격적으로 홈런 레이스를 벌이며 한·일 통산 500홈런에도 바짝 다가섰다.

이승엽은 14일 대구 한화전에서 시즌 14호 홈런을 날렸다.

8-1로 앞선 4회말 2사후 한화 세번째 투수 정민혁을 상대로 좌월 솔로홈런을 날렸다. 볼 3개를 골라내 유리한 볼카운트에서 4구째 시속 138㎞ 직구가 가운데 높게 들어오자 부드럽게 밀어 좌측 담장을 넘겼다.

시즌 14호 홈런. 13일 한화전에서 우중월 솔로포로 13호를 기록, 최다홈런 단독 2위 최정(SK·14개)과 1개 차를 유지했던 이승엽은 이틀 연속 홈런으로 공동 2위로 뛰어 올랐다.

6월 들어 페이스가 올라서고 있다.

이번 시즌 강력한 홈런왕 후보로 꼽혔던 이승엽의 홈런포는 초반 주춤했다. 4월 5개, 5월 4개로 합계 9개에 머문 채 6월을 시작했다. 당시 강정호(넥센)는 14개, 최정(SK)은 13개, 박병호(넥센)는 11개였다.

그러나 6월 들어 이승엽이 최고 페이스다. 11경기 만에 5개를 쳤다. 그 사이 강정호는 3개를 보태 17개로 1위, 최정은 단 1개만 쳐 14개, 박병호는 2개를 더해 13개를 기록했다.

중심타자 이승엽의 방망이가 살아나면서 초반 바닥을 찍었던 삼성도 승률 5할을 넘어 이날 5할1푼9리(28승26패)로 올라섰다.

이승엽은 한·일 통산 500홈런에도 3개만을 남겨뒀다.

1995년 삼성에 입단한 이승엽은 2003년까지 9시즌을 뛰며 324홈런을 쳤다. 2004년 일본 지바 롯데에 입단한 뒤 요미우리와 오릭스를 거치며 8년 동안 159개를 쳤다.

이날까지 이번 시즌 친 14개를 포함해 한·일 통산 497개째를 기록하며 이제 대기록에 ‘-3’으로 다가섰다.

한국과 일본에서의 통산 홈런은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인정하는 공식 기록은 아니다. 그러나 500홈런을 넘긴 선수는 미국 메이저리그에도 25명, 일본에서도 7명밖에 없다.

한국프로야구만 따져도 대기록이 눈앞에 다가왔다.

사상 최다홈런 기록은 은퇴한 양준혁의 351개다. 2위 장종훈이 340개고, 이승엽이 338개로 그 뒤를 잇고 있다.

이승엽은 3개를 더 쳐 한·일 통산 최다홈런을 기록하는 날 장종훈의 역대 최다홈런 2위 기록을 경신한다. 거기서 11개를 더 치면 한국 프로야구 역대 최다홈런기록까지 세우게 된다.

14일 현재 기록에 14개를 더하면 최다 홈런기록을 경신하게 된다.

이승엽은 54경기에서 14개를 쳤다. 한·일 통산 500홈런뿐 아니라 프로야구 사상 최다홈런 신기록도 머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