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낮 기자가 묵는 우즈베키스탄 시내 ‘호텔 우즈베키스탄’에서는 귀를 의심하게 하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우연찮게 우즈베키스탄 축구대표팀과 한 숙소에 머물고 있는데, 선수들이 점심식사를 하는 식당에서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흘러나왔기 때문입니다. 로비에 앉아 햇볕을 쬐고있다가 깜짝 놀라서 식당쪽으로 걸어가 봤습니다. 귀를 쫑긋 세우니 ‘강남스타일’이 분명했습니다.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식사를 하는 선수들 가운데 일부는 음악에 맞춰 몸을 흔들면서 뷔페음식을 접시에 담고 있었습니다. 이 모습을 카메라에 담고싶어 안으로 들어가려 하자 우즈벡대표팀 관계자로 보이는 이가 막아섰습니다. 한국전을 앞둔 탓인지 한국인을 경계하는 눈빛이 역력했습니다. 신분을 속이고(?) ‘팬’이라고 했더니 딱 한 장만 찍으라는 허락이 떨어졌습니다.

식당에는 모처럼 반가운 얼굴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K리그 FC서울에서 뛴 제파로프와 수원삼성 유니폼을 입었던 게인리히가 나란히 한 테이블에 앉아 식사를 하고 있더군요.

제파로프는 간단한 인터뷰에도 응해줬습니다. 한국전을 앞둔 우즈벡팀이 한국 대중가요인 ‘강남스타일’을 들으며 긴장을 풀고 있다는 점이 흥미로워 관련 질문을 던져봤습니다.

제파로프는 “인터넷을 통해 (뮤직비디오를) 봤다. 멜로디가 흥겹다”고 했습니다. 한국은 물론 전 세계를 강타한 ‘강남스타일’이 우즈벡에서도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는 점을 눈으로 확인하는 순간이었습니다.

제파로프는 자신이 몸담았던 서울에 대해서도 깊은 관심을 드러냈는데요. 서울이 K리그 선두를 달리는 점을 축하하며, 한국팬들에게 인사하는 것도 잊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