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싸이의 신곡 ‘젠틀맨’ 뮤직비디오를 둘러싸고 팬들이 궁금해하는 것들이 많다. 한 외국팬은 출연하는 여자 스타가 누구냐, 왜 그를 뽑았느냐고 묻고, 왜 가래떡을 목에 감고 찍었느냐는 질문을 올린다. 싸이의 매니저 황규완 실장은 언론 등에서 문의하는 전화만 하루 200통 가량 된다고 했다. YG엔터테인먼트 홍보팀은 “팀원 모두가 하루종일 전화통을 붙들고 있다”고 했다.
▲ 무도 멤버 출연 어떻게?
출연료 없이 ‘품앗이’로… 역할은 현장서 즉석 결정
▲ 욕설로 들리는 가사 왜?
‘십장생’ 같은 패러디 유머 미국식 언어 유희
(1) 왜 가인인가?
싸이와 가인은 평소 안면이 있던 사이였다. 2009년 가인이 소속된 걸그룹 브라운아이드걸스가 한창 인기를 끌 무렵, 싸이는 각종 작곡 및 공연활동을 재개했다. 브라운아이드걸스가 당시 최고 인기 팀이었고, ‘시건방춤’은 대세였다. 가인을 뮤직비디오 게스트로 초대하게 된 것은 싸이의 생각이다. 가인과 YG엔터테인먼트 양현석 대표 사이에 큰 친분은 없다. 싸이는 가인의 춤 실력과 눈빛, 스타성을 높이 평가해왔다. 가장 크게 고려한 것은 가인의 ‘동양미’였다고 한다. 한국을 상징할 만한 얼굴이었다. 가인이 출연하게 된 데에는 시건방춤을 새 안무로 택한 것도 한몫했다. 시건방춤은 올초 두 달 가까이 ‘말춤’의 안무가 이주선씨와 색다른 안무를 구상하다, 기존 안무를 리메이크하는 방향으로 선회해 만든 것이다. 영문 이름은 ‘arrogant(오만한)’ 댄스쯤으로 생각하고 있다.
(2) 스토리는 누가 짰나?
싸이가 대부분 짰다. 생리 현상으로 장난 치는 장면에서 특히 기대하는 것이 많다고 한다. 일부 문화권에서는 익숙지 않은 장난이라 반향이 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달간 국내에 머물며 스태프들과 자주 논의했다. 차량으로 여기저기를 옮겨 다닐 때에도 여러 ‘악동 놀이’를 구상했다. 촬영 에피소드가 있다. 싸이가 마포대교 밑에서 물을 맞아 흠뻑 젖는 장면인데, 위쪽 크레인에 사람이 올라가 물을 부었다. 날씨가 꽤 쌀쌀했던 탓에, 촬영 다음날 싸이는 몸살로 크게 고생했다. <무한도전> 멤버들에게는 싸이가 일일이 전화를 걸어 섭외했다. 스토리를 짤 때부터 여러 카메오들의 역할이 잡혀 있었다. 누가 해당 역을 맡게 될지는 현장에서 정해졌다. 그야말로 ‘품앗이’다. 출연료 없이 의리로만 촬영됐다. ‘강남스타일’에서 노인들은 젊은 출연진을 분장시켰지만, 이번에는 진짜 노인을 섭외했다. 흰머리는 가발이 아니다.
(3) 왜 욕설로 들리는 노랫말을 만들었나
‘아임 마더 파더 젠틀맨’은 일종의 언어 유희다. 국내에서도 ‘십장생’ ‘개나리’ 등 욕설을 연상하는 패러디 유머가 많다. tvN <SNL코리아>에 자주 등장하는 단어들이기도 하다. ‘십장생’과 같은 미국식 유머를 떠올려왔다. 싸이가 미국에서 오래 체류해왔기에 비슷한 패러디를 떠올릴 수 있었다.
(4) 뮤직비디오 장소는?
뮤직비디오 내 포장마차는 실제로 없다. 서울 마포대교 인근에 세트를 지었다. 목에 둘둘 만 가래떡 장면은 즉석에서 촬영했다. 해외 팬 일부는 뱀처럼 목에 말고 있다가 먹어 버리는 ‘이것’이 무엇인지 호기심을 드러낸다. 촬영장 곁에 소품으로 우연히 놓여 있었던 ‘가래떡’이 계기가 됐다. <무한도전> 멤버들이 주로 나오는 호텔은 삼성동 그랜드인터콘티넨탈 호텔이다. 엘리베이터에서 유재석을 골탕 먹이는 엘리베이터가 그곳에 있다. 아이들을 괴롭히는 장면은 서울 성동구 행당초등학교, 100여 명이 집단으로 ‘시건방춤’을 추는 대규모 군중 안무신은 경기도 고양의 실내 골프 연습장에서 촬영됐다. 싸이가 미녀와 함께 물에 빠지는 수영장은 고양체육관 내에 있다. 뮤직비디오에 ‘고양 짐(GOYANG GYM)’이라는 영문글씨가 장시간 노출된다. 장소 섭외는 정상 절차에 따랐다. 관련 비용도 일부 지급하고 사용했다. 섭외를 마다하는 곳은 없었다.
(5) 간접광고 논란이 있다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가 화제가 된 만큼 간접광고(PPL) 제안이 있었다. 싸이가 광고 모델로 출연하는 곳 상당수가 이번에 간접광고 계약을 체결했다. 하이트진로의 소주 ‘참이슬’, 맥주 ‘드라이피니쉬d’가 뮤직비디오에서 10초 가량 노출된다. 싸이는 캔맥주를 들고 신나게 흔들어댄다. 외국계 복사지업체 ‘더블에이’도 도서관, 복사실 두 곳에서 각각 등장한다. 모바일 게임 ‘캔디 크러시 사가’도 간접광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