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가인(26)은 ‘만우절’인 지난 1일 선배 싸이로부터 불쑥 전화를 받았다고 했다. “시건방춤을 차용키로 했는데 뮤직비디오에 출연해줄 수 있니?” 가인은 15일 ‘스포츠경향’과의 전화통화에서 “처음엔 긴가민가했다”고 말했다.

- 촬영 제안은 어떻게 들어왔나.

“처음에는 진짜인가 싶었다. 연락을 서로 주고 받은 것은 지난해 11월 홍콩에서 열린 ‘MAMA’ 시상식 이후다. 그땐 ‘강남스타일’이 인기가 하늘을 찌르는 순간이었다. 시상식에서 싸이 선배를 만났는데 ‘같이 뭔가 재밌는 일을 많이 해보자’고 했다. 매우 기뻤다. 2009년 싸이 선배로부터 군부대 자선 공연에 출연해달라는 부탁을 받고 참석했는데 그때 남다른 인연을 갖게 된 것 같다.”

- 제안 받았을 때 느낌은.

“우선 걱정을 많이 했다. 몇 억뷰가 될 게 분명해서 좀 떨리더라. 사실 여가수들은 뮤직비디오 찍기 전 살도 빼고 해야 하는데, 갑자기 촬영 준비했다. 이렇게 굶어본 적이 없다.”(웃음)

- 성적인 유머가 가득하다.

“대본은 이틀 전 받았다. 글로만 봐서는 정확히 알지 못했다. 주인공은 싸이 선배니, 선배의 표정이나 연기를 보고 즉석에서 리액션을 했다. 즉흥적인 장면이 꽤 많았다. 경기 고양시의 길거리에서 가로등을 부여잡고 추는 춤도 즉흥적으로 진행됐다.”

- 부담스럽지 않았나.

“야한 장면이 더 많이 촬영됐다. 양현석 대표가 추려서 편집한 것 같다. 뮤직비디오의 성적 장치는 미국식 개그에 가깝다. 국내에서는 좀 부담스러울 수 있지만 tvN <SNL 코리아>를 통해 성인 유머가 어느 정도 알려져 있어서 부담은 덜했다. 어정쩡하게 하는 것보다 이왕 하려면 단단히 하고 싶었다. 게다가 ‘싸이의 뮤직비디오’이니 선배를 믿고 확실히 하려 했다. 해외에선 생각보다 이 뮤직비디오를 자극적으로 보지 않고 있다. 이런 현상이 세계적인 대중문화 코드에 전반적으로 걸쳐 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SNL 코리아>만 봐도 정말 야하다. 식탁에 어묵, 오이, 떡볶이 등 일상적인 포장마차 음식이 올라와 있었다. 이를 활용했을 뿐이다.”

- 시건방춤을 젠틀맨에서 추게 됐다.

“처음엔 상상이 안 갔다. 그 춤은 ‘아브라카다브라’의 멜로디와 만나야 시너지가 난다고 봤다. 그런데 ‘젠틀맨’을 듣는데 신기하게 딱 맞아떨어졌다. 나도 깜짝 놀랐다.”

- 시건방춤으로 브라운아이드걸스에 대한 궁금증도 높아질 것 같다.

“기분이 참 좋다. 이런 일도 있구나 싶다. 데뷔한 지 꽤 되지 않았나. 솔로로서도 지난해 ‘피어나’ 이후 입지를 굳혀가는 중이다. 다음 음반에 대한 고민도 많이 하던 중이기도 했다. 다들 조급해하지 않았으면 한다.”

- 해외에서 이미 관심이 많다.

“왠지 영어 공부를 열심히 하고 싶어진다. 촬영 뒤풀이 현장에 가서 스쿠터 브라운 등 해외 스태프들도 만났는데, 영어를 좀 잘했더라면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지 않았을까 한다.”

- 앞으로 계획은?

“솔로 음반과 관련해 곡을 받고 있다. 더 폭넓은 작업을 할 것 같다. 제 입장에서는 흔들림 없이 해오던 대로 차분히 일하는 게 중요한 시점이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