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현(26·SK), 그리고 강정호(27·넥센). 이들은 올 시즌이 끝나면 포스팅시스템을 통해 해외로 진출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 선수들이다. 이들을 보기 위해 시즌 내내 해외 스카우트들이 문학구장과 목동구장을 지겹도록 드나들었다.

이 두 사람에게 있어 이번 2014 인천 아시안게임은 특별한 의미다. 이들은 아시안게임을 넘어 세계로 향하는 큰 꿈을 꾸고 있다.

김광현과 강정호가 이번 대표팀에서 중요한 위치에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젊은 나이에도 국제무대 경험이 풍부한 김광현의 존재는 대표팀 마운드에 있어 이루 말할 수 없이 크다. 김광현이 없었다면 류중일 대표팀 감독은 투수 운용에 있어서 큰 고민을 했을 것이다. 김광현이 있었기에 양현종도 과감히 대만전에 선발등판을 시킬 수 있었다.

베이징올림픽 때만 하더라도 김광현은 대표팀에서 ‘막내’였다. 앞에서 끌어주는 선배들을 믿고 자신의 공만 던지면 됐다. 당시 대표팀의 에이스도 김광현이 아닌 류현진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지금 김광현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대표팀의 에이스다. 그만큼 받는 부담감도 컸다. 김광현 본인도 결승전 등판을 앞두고 “긴장보다는 부담이 된다”고 했을 정도다. 김광현이 부담을 이기는 방법은 하나, 그저 경기를 즐기는 것이다.

강정호의 입장도 김광현과 크게 다르지 않다. 강정호가 이번 대표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류 감독이 대표팀 소집 후 강정호의 손가락 부상을 가장 먼저 체크한 것으로 잘 알 수 있다.

강정호는 준결승까지 2개의 홈런을 쳐 중심타자의 임무를 완벽하게 소화하고 있다. 공격력이라는 측면에서 강정호는 대체가 불가능한 선수다. 물론 같은 유격수 김상수가 백업 요원으로 있기는 하지만, 공격력은 땅과 하늘 차이다. 여기에 한국을 가장 위협하는 팀인 대만을 상대로 국제대회에서 4개의 홈런을 치고 있다는 점은 보너스다.

강정호는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때도 대표팀에 뽑혀 금메달을 따 일찌감치 병역을 면제받았다. 이번 참가를 두고 강정호는 “후배들에게 선물을 해주고 싶다”며 의지를 다졌다.

해외진출을 하게 되면 김광현과 강정호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이 아닌 이상 앞으로 태극마크를 달 수 없을 가능성이 높다. 이번 대회는 이 둘이 ‘금메달’을 위해 뛰는 사실상의 마지막 국제대회다. 김광현과 강정호가 얻어갈 것도 많고 앞으로 나갈 수 있는 힘도 받을 수 있는 이번 대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