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배 속에서도 ‘캡틴’의 존재감은 반짝거렸다.

축구 대표팀 새 주장 기성용(25·스완지시티)이 슈틸리케호의 확실한 에이스로 입지를 굳혔다. 슈틸리케 감독의 신임을 받고 주장으로 선임된 기성용은 슈틸리케 감독이 지휘한 10월 A매치 2경기 모두 선발로 나서 공수를 조율하며 ‘슈틸리케 축구’의 전령사로 활약했다.

기성용은 14일 코스타리카와의 평가전에서 4-2-3-1 포메이션의 중앙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했다. 장현수(광저우 부리)와 조합을 이뤄 중원을 지휘했다. 기성용은 수비 조직이 단단하고 역습이 좋은 코스타리카의 중원에 맞서 공격을 전개하고 템포를 조율했다. 특유의 칼날 패스와 매끄러운 경기 운영은 올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소속팀 스완지시티를 이끌며 빅리그에서 맹활약하는 그모습 그대로였다. 전반에 공수 조율의 사령관 역할을 다한 기성용은 1-2로 뒤지기 시작한 순간부터 공격적으로 나섰다. 장현수가 수비적인 역할에 치중하는 사이 기성용은 전진배치돼 공격진영 깊이 올라갔다. 측면과 중앙을 가리지 않고 전방위로 움직이며 전진 패스를 배달하며 공격의 물꼬를 텄다.

때로는 과감한 슈팅을 때리기도 했다. 후반 44분 코너킥 때에는 문전에서 날린 오른발 강슛이 상대 수비를 맞고 나오자 아쉽게 하늘을 쳐다봤다. 후반 추가시간에는 김영권(광저우 에버그란데)의 강력한 프리킥 슈팅 이후 빠르게 문전을 쇄도해 오른발로 그물을 갈랐으나 오프사이드로 득점을 인정받지 못해 또 한번 고개를 떨궜다.

기성용은 공격포인트를 쌓진 못했지만 풀타임을 뛰며 슈틸리케호의 확실한 에이스로 팀을 이끌었다. 공격과 수비에서 만능 역할을 해내며 슈틸리케 감독의 전술의 폭을 넓게 해줬다. 슈틸리케호의 새 주장으로 책임감을 갖고 중원을 누빈 기성용은 패배 속에서도 축구 팬의 큰 박수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