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야구 사상 처음으로 열린 ‘문의 전쟁’, 그 균형이 깨졌다.

LG가 1차전에 이어 2차전도 낚아챘다. LG는 22일 마산구장에서 열린 2014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4-2로 이겼다.

선발 우규민은 5이닝 무실점으로 잘 던져 포스트시즌 첫 승리를 안았고, LG는 7회말 2점을 내줬지만 필승계투조 이동현과 봉중근이 점수를 끝까지 지켜내 승리를 거뒀다.

2승을 먼저 거둔 LG는 5전3선승제 준플레이오프에서 절대적으로 유리한 자리에 올랐다. 이제 24일 홈인 잠실구장에서 3차전을 준비한다.

어느 때보다 사령탑의 전략 대결이 뜨겁다. 인연이 깊은 두 사람이기에 경쟁의 온도는 더욱 특별하다.

LG는 올해 페넌트레이스를 4위로 겨우 통과하고 가을무대에 나왔다. 창단해 1군에 온 지 2년차밖에 되지 않은 NC는 일찌감치 3위를 확보한 채 가을야구 준비를 해왔다.

사령탑의 경험은 반대다. LG 양상문 감독(53)은 사령탑으로는 처음으로 포스트시즌 무대를 지휘한다. 두산에서 수많은 시즌 동안 가을야구를 치러낸 NC 김경문 감독(56)과의 대결이 그래서 더욱 뜨겁다.

두 감독은 동성중학교, 그리고 고려대에서 야구를 함께 한 1년 차이 선후배 지간이다. 프로야구 지도자로도 한 팀에서 감독과 수석코치로 만날 뻔한 인연까지, 깊다면 매우 깊은 40년 인연의 두 사령탑이 처음으로 이 큰 무대, 포스트시즌에서 격돌하고 있다.

유난히 변수를 많이 안고 출발하는 포스트시즌이기에 두 사령탑은 같은 깊이의 고민을 함께 안고 이 대결을 치르고 있다. 그러나 2차전까지는 행운이 후배 ‘문’에게 손을 내밀고 있다.

낮경기였던 지난 19일 1차전에서 두 감독은 외국인 투수를 두고 1차전의 상징성을 고려한 듯 나란히 토종 우완 선발을 선택했다. 그러나 NC 선발 이재학이 1회에 무너졌고, LG가 13-4로 크게 이겼다.

이틀 동안 비가 내렸다. 사실상 에이스인 리오단(LG)과 찰리(NC)를 준비했던 두 감독은 이틀의 고민 끝에 또 나란히 선발을 바꿨다. 3차전 선발로 예정돼있던 우규민(LG)과 에릭(NC)이 2차전을 맡았다. 에릭의 구위는 좋았지만 LG는 이번에도 1회와 4회, 정성훈(1점)과 스나이더(2점)의 홈런으로 NC 선발을 일찍 내려보냈다.

0-3으로 뒤지던 김 감독은 6회에 승부를 걸었다. 선두 타자 손시헌이 볼넷으로 출루하자 대주자 이상호를 투입했다. 대타 조영훈의 대형 타구가 폴 밖으로 벗어나는 아쉬운 순간 뒤 우전안타로 무사 1·2루를 만들며 LG 선발 우규민을 내려보냈다. 기회가 온 듯 보였으나 잘 풀리지 않았다. 톱타자 박민우가 좌완 신재웅을 상대로 연속 번트 실패 뒤 결국 삼진. 이어 2루에 있던 대주자 이상호가 3루 도루를 시도하다 LG 배터리의 피치아웃에 걸려 아웃. 대타 권희동의 볼넷으로 만든 2사 1·2루에서는 3번 나성범의 잘 친 타구가 유격수에게 잡히며 가장 큰 기회가 날아갔다. NC는 7회 2점을 따라붙어 1점 차 승부로 좁혀갔지만 9회초에는 1사 1루에서 2루수 박민우가 내야 플라이 타구를 공중에서 놓쳐 1루주자 문선재를 홈까지 허용하며 패전의 기운을 완벽히 더했다.

이번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4팀 사령탑 가운데 가장 가을야구 경험이 많은 김 감독에게는 너무도 야박한 가을의 행운이 후배 양 감독에게로 향한 채 마산의 1차 대결은 막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