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혀 생각지 못한 곳에서 마무리투수가 나올 수도 있다."

SK 김성근 감독이 올시즌 마무리투수로 뜻밖의 카드를 꺼낼 가능성을 내비쳤다.

SK는 10일 1차 전지훈련지인 일본 고지로 떠났다. 어느 해보다 김 감독이 풀어야 할 과제가 많은 스프링캠프다.

김 감독은 전력 정비를 위한 여러가지 해답을 찾아야 하는 가운데 마무리 자리에도 물음표를 찍어놨다. 지난해까지 뒷문을 책임졌던 이승호 또는 정대현이 그 자리를 이어갈 가능성이 여전한 게 사실이다. 

그러나 김 감독은 "팀 전체 전력이 강해진다는 취지로 다른 선수를 쓸 수도 있다"고 밝혔다. 김 감독은 "지난 연말에 잠자리에서 문득 생각난 카드다. 다만 마무리로 적합할지 여부는 조금 더 봐야해 당장 뭐라 할 수는 없고 훈련지에 가서 테스트해 보고 결정하겠다"고 했다. 

김 감독은 마무리 후보의 이름을 밝히지는 않았다. 계획이 세부적으로 정리된 단계가 아닌 탓에 본인이 먼저 알아서 좋을 게 없다는 뜻이었다.

다만 '선발투수가 마무리로 전환될 수 있느냐'는 물음에는 부정하지 않아 팀의 '기둥급' 투수의 마무리 기용을 검토하는 것으로 보인다.

선발진 가운데는 지난해 나란히 12승한 송은범과 김광현이 우선적으로 거론될 만하다. 

외국인투수 글로버와 카도쿠라도 짧게 던지는 게 불가능해 보이지는 않는다. 여기에 김 감독이 지난해 불펜의 핵으로 재활 중인 전병두를 비롯한 몇몇 선수의 선발 육성을 구상하고 있는 것도 기존 선발투수의 마무리 전환 여지를 키우는 대목이다. 

SK는 부상의 터널을 건너온 엄정욱의 복귀와 고효준 등 기존투수의 성장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 김 감독이 이들을 어떤 틀에 넣어 승수를 찍어갈지도 관심가는 대목이다. 

투수진 교통정리를 위해 신경쓸 부분이 한아름인 김 감독. 김 감독이 올해 마운드를 스케치하는 가운데 잠자리에서 떠올린 그 사나이는 누굴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