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 장난이 아닌데요."

지바 롯데 김태균(28)은 지난 8일 일본에서 본격적인 훈련을 시작했다. 

오랜만의 훈련이어서 그런지 그는 굵은 땀방울을 한껏 쏟았다. 이어 가진 본격적인 공부의 시간. 그는 훈련한 그날 오후부터 지난 주말 동안 숙소에서 틈틈이 구단이 제공한 일본 투수들의 영상 자료를 훑어봤다. 

영상 자료를 본 김태균은 10일 스포츠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일본의 수준급 투수들이 자국 리그에서 자신감이 넘치는 것 같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때와는 또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고 평가했다. 

그 가운데 그의 눈을 단번에 사로잡은 투수는 세이부의 와쿠이 히데아키(24)다. 

와쿠이는 베이징올림픽·WBC 등에 일본 대표팀의 투수로 참가했지만 대표팀의 에이스급은 아니었다. 이와쿠마(라쿠텐)·다르빗슈(니혼햄) 등이 한국전에서 큰 활약을 했지 와쿠이는 그 대열에 들지 못했다. 

그러나 와쿠이는 지난 시즌 일본 최고 선발투수에게 주어지는 사와무라상을 수상했다. 

와쿠이는 WBC에 참여했음에도 후유증 없이 한 해 동안 선발 로테이션을 꾸준히 지키며 방어율 2.30, 완투 11경기·탈삼진 199개·승률 7할2푼7리(16승6패)·투구이닝 211.2이닝·227경기 등판 등 사와무라상에 필요한 7개 조건을 모두 충족했다. 

김태균이 본 자료는 지난 시즌 중 세이부 선발로 와쿠이가 등판한 한 지바 롯데-세이부전. 와쿠이의 몸쪽 싱커에 주목한 김태균은 "공이 장난이 아니다. 내가 쳐본 공 중에 가장 센 축에 속하는 윤석민(KIA)보다 오히려 나은 것 같다"고 운을 뗐다. 

이어 "슬라이더·포크볼에 직구 구속은 시속 147~148㎞를 찍는다. 무엇보다 싱커 전문 투수라고 불러도 될 것 같아 보인다"고 말했다. 

'그래도 와쿠이가 국제 대회에서 한국 타자를 상대해 재미를 보지는 못했다'는 말에 김태균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는 "단기전에 잠깐 만난 것뿐이다. 컨디션이 안 좋았을 수도 있다. 정규 시즌 동안 마음을 편하게 먹고 던지니 에이스의 위력이 나타나는 것 같다. 지금 던지는 장면을 보고 있는데 공이 정말 쫙쫙 꽂힌다"고 경계심을 드러냈다. 

김태균은 "땀을 더 쏟아야겠다"고 다짐했다. 상대에 대한 경계심은 아는 만큼 발동하는 법이다. 김태균은 스프링캠프 기간 동안 비디오 분석을 꾸준히 해 긴장을 늦추지 않을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