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고보니 제 등번호도 19번이네요.”

지난 19일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15 프로야구 KIA와 경기에 선발등판해 승리투수가 된 넥센 송신영(38)이 취재진과의 인터뷰 말미에 갑작스럽게 꺼낸 말이다.

이날 송신영은 6.2이닝을 4안타 무사사구 6삼진 1실점으로 틀어막고 올 시즌 첫 등판에서 첫 승을 따내는 기쁨을 맛봤다. 현대 시절이던 2006년 7월15일 수원 LG전에서 6이닝 강우콜드 완봉승을 따낸 뒤 3200일만에 거둔 선발승이었기에 ‘기쁨 두 배’였다.

경기 후 “공을 하나하나 던질 때마다 후배들이 더그아웃에서 화이팅을 외쳐줬다. 마운드에서 그 소리를 듣는데 마음이 울컥했다”며 승리의 공을 후배들에게 돌린 송신영은 야구공에 사인을 하던 도중 옆에 있던 넥센 홍보팀 직원에게 오늘이 며칠이냐고 물었다.

그리고 홍보팀 직원이 19일이라고 얘기해주자 깜짝 놀라며 “내 등번호도 19번인데?”라고 말하며 미소를 지었다. 자신의 등번호에 맞는 날짜에 승리투수가 됐다는 것이 신기하다는 뜻도 담긴 미소였다.

사실 송신영은 19일과 한 가지 더 인연이 있다.

송신영은 1999년 2차 드래프트 11라운드 전체 88순위로 현대에 입단했다. 고등학교 때는 전국적으로 이름을 떨치는 유망주였지만 대학교에서 별다른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며 드래프트에서도 한참 뒷순위에서야 지명될 수 있었다.

그런 송신영이 감격적인 데뷔를 한 것이 2001년이다. 그 해 현대 홈구장인 수원구장에서 한화를 상대로 구원등판해 5.1이닝을 2안타 7삼진 1실점으로 잘 막았다. 송신영의 인생이 180도 바뀌는 중요한 경기였다. 그 경기가 열린 날이 바로 4월 19일이었다. 올 시즌 첫승을 올린 날로부터 정확히 14년 전이다.

물론 우연에 우연이 겹쳐 생긴 일일 뿐이다. 하지만 KIA전을 통해 19라는 숫자는 송신영이 당분간 머리 속에서 절대 잊어버릴 수 없는 숫자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