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전에 알록달록한 양말을 즐겨 신었던 조지 H.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이 전투기 6대가 편대 비행을하는 무늬가 그려진 양말을 신고 하늘로 향한다.

부시 가족 대변인인 짐 맥그래스는 3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부시 전 대통령은 18세에 해군 조종사 참전으로 시작된 평생의 공직 복무에 경의를 표하는 양말을 신고 영면에 드실 것”이라며 양말 사진을 함께 올렸다.

사진 속 회색 양말에는 비행운을 내뿜는 전투기 6대의 편대 비행 무늬가 디자인 됐다.

부시 전 대통령은 18세 생일이던 1942년 예일대 입학 통보를 받은 상태에서 미 해군에 자원입대해 해군 항공모함 뇌격기 조종사 임무를 수행했다. 그는 전쟁 중 총 58번을 출격했다. 1944년에는 일본군 공격으로 태평양 바다에 표류하다 미군에 구출됐으며 가장 명예로운 해군 훈장으로 꼽히는 수훈비행십자훈장을 받았다.

‘전투기 양말’은 맥그래스 설명대로 부시 전 대통령의 공직 수행을 집약해 보여주는 상징적 양말이다. 부시 전 대통령이 장례식에 신을 양말에 시선이 쏠린 이유는 그가 생전 알록달록한 양말을 즐겨 신는 ‘양말 사나이’(sock man)이 였기때문이다. 그는 2014년 공화당 전국위원회 명의로 자금 모금 이메일을 보내며 “나는 자칭 양말 사나이 ”라며 “더 야단스럽고 더 밝고 더 말도 안 되는 무늬일수록 좋다”고 쓰기도 했다고 미국 언론들이 전했다.

지난 4월 73년을 함께 한 부인 바버라 여사 장례식에서 문맹 퇴치를 위해 힘썼던 아내를 기리는 의미에서 책이 쌓여있는 무늬의 양말을 신었다. 자신의 89번째 생일에는 슈퍼맨 로고가 찍힌 양말을 신고 나타나 주목을 받았다.

지난 중간선거를 앞두고 3월에 예비선거가 시작됐을 때는 ‘투표하세요(VOTE)’라고 적힌 양말을 신고 조기투표를 하는 사진을 공개하며 투표를 독려했다.

부시 전 대통령 딸 도러시는 아버지에 대한 책에서 “아버지는 휠체어와 스쿠터를 이용하셨기 때문에 발목이 늘 보였다”며 “알록달록한 양말을 신는 것은 최상의 이동 상황을 만들고 삶의 기쁨을 찾는 그의 방식이었다”고 회고 했다고 워싱턴포스트는 전했다.

부시 전 대통령 장례식은 5일 오전 10시(현지시간)부터 워싱턴 DC 국립대성당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