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 자료사진
스코틀랜드 프로축구리그에서 뛰고 있는 차두리가 스코틀랜드 진출 이후 데뷔 골을 터뜨렸다. 기성용도 2분 뒤 나란히 골을 넣어 시즌 3호골을 기록했다. 특히 상대팀의 팬들이 기성용에게 인종차별적 행동을 했던 세인트 존스톤이라는 점에서 의미있는 골이었다.
차두리와 기성용은 27일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의 셀틱 파크에서 열린 2010~2011 정규리그 19라운드 세인트 존스톤고의 홈경기에서 선발 출전해 후반 추가시간에 연달아 골을 터뜨리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차두리는 0-0으로 맞서던 후반 추가시간 1분쯤 자신의 포지션인 오른쪽 측면을 돌파했다. 중앙으로 방향을 바꾼 차두리는 골문을 향해 왼발로 감아찼고, 상대 골키퍼가 꼼짝 못하는 사이에 골문 왼쪽 구석에 그대로 꽂혔다. 차두리의 스코틀랜드 데뷔 첫 골이었다.
1-0으로 셀틱이 앞선 가운데 2분 뒤에는 기성용의 왼발이 빛났다. 반대쪽인 왼쪽 측면을 파고 든 기성용은 골문 오른쪽으로 보고 왼발로 강한 슛을 날렸고 쐐기골이 폭발했다. 지난달 27일 인버네스와 경기에서 시즌 2호골, 22일 킬마녹과 대결에서 시즌 3호 도움을 올린 기성용은 3경기 연속포인트를 작성했다.
‘기차 듀오’의 기차같은 연속 골은 팀을 승리로 이끄는 의미외에 또다른 의미가 있었다. 이날 셀틱과 맞붙은 팀은 세인트 존스톤. 지난 10월30일 셀틱의 원정경기에서 세인트 존스톤 팬들은 기성용이 공을 잡을 때마다 ‘우우’하는 원숭이 소리를 내며 인종차별적 행위를 했다. 당시 영국 언론등에 따르면 경기 도중 기성용을 향해 원숭이 소리를 흉내내는 등 인종차별적이고 위협적인 행동을 한 것은 물론 “누가 개고기를 먹지?” 등의 모욕적인 발언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
‘더 선’은 “세인트 존스턴 팬들이 경기 전 열린 ‘인종차별 반대’ 캠페인에도 불구하고 ‘한국 요리에 개고기를 사용한다’며 조롱하는 등 이날 열린 캠페인을 비웃었다”고 밝혔다. 이같은 현장의 인종차별 외에도 인터넷 게시판에서는 기성용에 대한 욕설이 난무했다고 ‘더 선’은 전했다.
당시 차두리는 자신의 SNS를 통해 이같은 사실을 알렸고, 기성용 또한 경기 중에는 크게 의식하지 못했지만 듣고 나니 화가 났다며 골을 넣어 갚겠다는 뜻을 전하기도 했다. 결국 차두리와 기성용은 세인트 존스톤을 상대로 나란히 극적인 골을 넣으며 통쾌하게 복수한 셈이 됐다.
셀틱은 12승3무2패가 돼 이날 마더웰을 4-1로 꺾은 레인저스(13승2무1패.승점 41)와 승점 2점차를 유지하며 2위를 지켰다.
전후반 풀타임을 뛰며 팀을 승리로 이끈 차두리와 기성용은 곧장 대표팀의 아시안컵 대비 훈련 캠프가 차려진 아부다비로 이동할 예정이다.
한편 이청용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웨스트 브로미치 앨비언과의 홈경기에서 0-0이던 전반 40분 골문 앞 돌파에 이은 어시스트로 공격포인트를 추가했다. 지난달 28일 골 이후 28일만에 공격포인트 추가. 2-0으로 승리한 볼턴은 단독 5위로 뛰어올랐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박지성도 선덜랜드전에 선발 출전해 풀타임을 뛰었다. 공격포인트를 기록하지는 못했지만 날카로운 침투패스를 선보였다. 맨유는 2-0으로 이겼고 정규리그 10승7무(승점 37)로 1위를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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