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44세. 세 자녀의 어머니. 핀란드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 리카 발릴라가 평창 동계올림픽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올림픽 아이스하키 사상 최고령 메달이다. 최고령 득점, 최고령 출전에 이어 또 하나 기록을 세웠다.

발릴라가 공격수로 나선 핀란드는 21일 열린 여자 아이스하키 3~4위전에서 러시아 출신 올림픽 선수(OAR)팀을 3-2로 꺾었다. 1998년 나가노 대회 동메달 이후 20년 만의 메달이다. 나가노 대회 당시 발릴라는 24세 젊은 공격수로 나서 6경기에서 7골과 5도움을 기록했다. 20년이 지난 이번 대회에도 그는 4골로 맹활약했다. 팀 최다골이다.

발릴라는 2003년 은퇴했다. 2010년 국제아이스하키연맹 명예의 전당에도 헌액됐다. 2012년에는 대표팀 감독이 됐다. 아무도 그가 선수로 돌아올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하지만 발릴라는 은퇴 10년 만인 2013년 국내 리그 선수로 돌아왔고, 이듬해 소치 대회에도 대표팀 선수로 참가했다. 당시 그는 “대표팀 감독 때 현역 복귀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농담을 주고 받곤 했다”면서 “아무튼 선수로 돌아와 즐겁다”고 말했다.

발릴라는 소치 대회에서도 골을 기록하며 활약했지만 팀은 5위에 머물렀다. 아쉬움이 남았고, 아직 더 뛸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4년 뒤 평창에서 그는 20년 만에 다시 메달을 목에 걸었다. 발릴라는 평창 동메달로 일본 스키점프의 전설 가사이 노리아키 등에 이어 20년 만에 올림픽 메달을 차지한 사상 세번째 선수가 됐다. 동메달을 목에 건 발릴라는 “이 긴 여정에 함께 할 수 있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발릴라는 내년 핀란드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 대회에도 나선다. 하지만 올림픽은 이번이 마지막이다. 핀란드 국영방송 YLE 인터뷰에서 발릴라는 “2022년 베이징 대회에도 나서겠냐는 질문을 여러 번 받았다. 하지만 4년 뒤 나는 48세다. 이 정도면 충분하지 않겠나”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