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봄기운이 깃들기 시작한 3월의 평창. 벅찬 감동을 안겼던 겨울 스포츠 축제가 모두 끝났다. ‘열정이 우리를 움직이게 한다(Passion Moves Us)’는 주제로 시작한 2018 평창 동계패럴림픽이 18일 막을 내렸다. 한국은 당초 목표였던 종합 10위(금1·은1·동2)에는 못 미쳤지만 동계패럴림픽 첫 금메달(1개)을 포함, 동메달 2개로 종합순위 공동 16위에 올랐다.

이번 평창 동계패럴림픽은 무엇보다 장애인과 장애인 스포츠에 대한 인식을 바꾼 전환점이 됐다는 데 의미가 크다. 1988년 서울 하계패럴림픽 이후 30년 만에 대한민국에서 열린 패럴림픽은 개막 전까지만 해도 단순히 장애인들만의 올림픽으로 인식됐다. 그러나 모든 스포츠에서 느낄 수 있는 감동, 땀, 노력이 패럴림픽에서는 조금 더 특별하다. 이번 대회에서 뜨거운 관심을 받은 장애인 아이스하키, 휠체어컬링의 선전과 메달권 들지 못한 선수들까지도 최선 다하는 플레이로 진한 감동을 줬다. 또 스포츠를 통한 장애 극복, 장애를 초월한 선수들의 열정과 스포츠 정신은 이를 지켜본 국민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장애와 비장애 사이의 경계는 조금이나마 허물어졌다.

이명호 대한장애인체육회장은 “외국 대회를 보면서 가장 부러웠던 부분이 장애인들을 향한 시선, 의식이었는데 이번 대회를 통해 많이 달라졌다는 것을 느꼈다”며 “1988년 서울 대회 직후 장애인에 대한 대우가 몰라보게 달라졌다. 평창 패럴림픽은 장애인에 대한 복지 향상에 또 다른 기폭제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장애를 초월한 선수들의 열정과 스포츠정신이 선물한 감동과 함께 대회 운영과 흥행, 기록 면에서도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국민적 관심이 커지면서 33만5000장의 입장권이 팔렸다. 목표량(22만장)을 훌쩍 넘은 것은 물론 2010년 밴쿠버 대회(21만장), 2014년 소치 대회(20만장)을 10만장 이상 넘어섰다. 66억6000만원의 입장권 수입 역시 역대 최대 규모였다.

동계올림픽에 이어 북한이 역대 동계패럴림픽 사상 처음으로 참가해 ‘평화 올림픽’이 계속됐다. 한반도기 표기 문제로 개회식 공동입장은 무산됐지만 북한의 의족 선수 마유철과 한국의 시각장애 선수 최보규가 나란히 성화봉송 주자로 나선 장면은 전 세계에 평화를 넘어 인류애적 감동을 전했다.

‘우리가 세상을 움직이게 한다’는 주제 속에 차분하면서도 감동적인 폐회식이 이어졌다. 평창 패럴림픽의 성화는 살풀이 공연이 끝나면서 두 손을 모은 합장과 함께 모두의 꿈을 안고 조용히 사그라들었다. 평화의 봄을 따뜻하게 비췄던 평화의 불은 이제 4년 뒤인 2022년 베이징 대회에서 다시 타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