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가는 팀도, 우환이 있는 팀도 걱정은 매한가지다.

2일과 3일 열리는 프로축구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1 16라운드의 분위기가 그렇다. 최근 승부조작의 회오리가 다시 몰아치면서 얄궂은 대결이 이어지기 때문이다.

‘명가’ 수원이 2일 2위 포항과 홈에서 맞붙고, 선두를 달리는 전북은 3일 서울을 홈으로 불러들여 일전을 벌인다.

수원은 최근 4연승으로 상승세를 타고 있지만 공격수 최성국이 승부조작에 연루돼 검찰조사를 받아 분위기가 뒤숭숭하다. 최성국은 이날 경기 출장 여부가 불투명하다. 윤성효 감독은 “한 선수 때문에 분위기가 흔들리지 않는다”고 했으나 그 한 선수가 팀의 주공격수인 데다 최근까지 주장을 맡아왔기에 파장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황선홍 감독의 포항은 최근 정규리그 6연속(3승3무) 무패의 상승세여서 이 기회에 수원을 잡고 선두 전북을 바짝 쫓을 각오다.

‘닥공축구(닥치고 공격)’로 선두를 달리는 전북은 ‘난적’ 서울과 맞붙어 한숨이 더욱 깊다. 주전 골키퍼가 승부조작 가담사실을 시인한 후 전력에서 이탈했기 때문이다. 약해진 후방을 15경기에서 36골을 퍼부은 화끈한 공격력으로 극복할 수 있을 지 관심이다. 서울 최용수 감독대행은 부임후 3연승을 달렸지만 이후 5경기는 1승2무2패로 부진해 전북을 보약삼아 재도약을 벼르고 있다.

‘승부조작 커넥션’의 중심에 있는 전남과 대전의 맞대결도 시기가 얄궂다. 대전은 이미 8명이 기소됐고, 전남도 최근 선수들이 무더기로 검찰에 소환돼 엔트리를 꾸리기도 버거운 실정이다.

또한 상주는 대구를 홈에 만난다. 상주는 최근 전·현 소속선수들이 지난 시즌 승부조작에 가담한 사실이 속속 밝혀지면서 그야말로 초상집이다. 대구 역시 최근 주전 수비수를 포함한 4~5명이 승부조작에 가담했다고 자진신고해 난감한 입장이다.

<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