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미스러운 일을 일으켜 죄송합니다.”

추신수(29·클리블랜드)가 시즌을 마치고 돌아왔다. 성적보다 ‘사건’으로 기억에 남은 터라, 팬들에게 죄송하다는 인사부터 전했다.

3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추신수는 인터뷰에서 “3~4년 전과는 다른 느낌이다. 한 것도 없는데 집에 오니 설렌다”며 “살다보면 이런저런 일이 있는데 올해가 그런 해 같다. 배운 것도 많았다. 관심과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불미스러운 일이 생겨 죄송하다”고 말했다.

추신수는 지난 5월 만취 상태에서 운전을 하다 적발돼 면허가 취소됐고 법정에도 섰으며, 적발 당시 동영상까지 인터넷에 공개돼 망신을 샀다.

이번 겨울 추신수의 최대 과제는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하는 것이다.

추신수는 6월 경기 중 투구에 맞아 왼 엄지를 다친 데 이어 8월에도 타격을 하다 옆구리를 다쳐 두 차례나 부상자 명단에 오르는 등 부진했다. 85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5푼9리·8홈런·36타점·12도루에 머물러 중심타자로서 역할을 제대로 해내지 못했다.

클리블랜드 역시 시즌 초반 아메리칸리그 중부지구 선두를 달리며 돌풍을 일으키다 결국 추락해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추신수는 “엄지 상태는 100%가 아니지만, 옆구리는 일상생활을 하는 데 문제가 없다”고 현재 상태를 설명하며 “그동안 정말 앞만 보고 달렸던 것 같다. 어려운 일을 겪다보니 다른 생각도 하게 됐다. 올해는 부진했지만 내년을 기약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클리블랜드 구단과 재계약 문제도 이번 겨울 관심사다.

지난 해 처음으로 연봉조정신청 자격을 얻어 397만5000달러의 연봉을 받고 재계약 한 그는 이번에도 같은 자격으로 협상 테이블에 앉는다.

추신수는 “아직 구단으로부터 재계약에 대한 이야기는 듣지 못했다. 에이전트가 곧 바빠질 것 같다”며 “1월쯤이면 이야기가 나올텐데, 마음은 클리블랜드에서 뛰고 싶지만 내게는 결정 권한이 없다”고 말을 아꼈다.

지난 해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대표팀의 금메달을 획득에 힘을 보태 병역 특례 혜택을 받은 추신수는 곧바로 고향 부산으로 내려간 뒤 이달 중순부터 4주 군사 훈련을 받기 위해 훈련소에 입소한다.

추신수는 “한국 남자라면 누구나 가야 하는데 특혜를 받아 부끄럽다”며 “2년 있어야 할 것을 4주 있게 되니 훈련소 안에서 열심히 해서 사람들과 잘 어울리겠다”고 말했다.

추신수는 국내에 머무는 동안 공식 일정은 거의 잡지 않은 상태다. 4주 군사훈련을 마친 뒤 연말부터 휴식과 훈련을 병행하며 내년 스프링캠프를 준비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