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페널티킥.’

포항이 또 다시 페널티킥 징크스에 울었다. 포항은 27일 문수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 18라운드 울산 원정경기에서 전반 페널티킥을 실축하며 3-1로 패했다.

경기 전 포항 황선홍 감독은 “울산에 지난해 플레이오프와 올해 개막전에서 모두 졌다. 오늘은 상처를 치유하는 복수전이 될 것”이라고 잔뜩 별렀다. 그의 뜻은 일찌감치 실현되는 듯했다. 공격수 대신 화력이 좋은 미드필더들을 전방에 세워 제로톱 전술을 구사한 포항은 울산을 강하게 압박하며 전반 14분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울산 골키퍼 김영광의 반칙을 유도했다.

하지만 키커로 나선 노병준은 김영광에게 방향이 읽혀 실축했다. 페널티킥을 못 놓으면 지는 징크스가 있던 포항으로선 불길한 예감이 들 수밖에 없었다. 공교롭게도 페널티킥 징크스가 울산전에서 생긴 것이라서 더욱 불안했다.

지난해 11월 울산과 플레이오프에서 먼저 두 번의 페널티킥을 얻고도 모두 실축한 포항은 오히려 울산에게 페널티킥을 내줘 챔프전 진출에 실패했다. 올 들어서도 지난 4월 제주전에서 지쿠가 페널티킥을 놓쳐 2-3으로 졌고, 5월 아시아챔피언스리그 감바(일본)전에선 조란이 실축해 쉽게 풀 경기도 어렵게 이겼다.

이날도 전반 27분 마라냥에게 선제골을 내주고 휘청했다. 마라냥은 이호와 교체투입된 지 30초 만에 골을 터트려 3경기 연속골을 기록했다.

포항은 3분 만에 노병준의 골로 승부의 균형을 맞췄지만 불운은 결국 끊어내지 못했다. 포항은 후반 2분만에 일본대표 미드필더 출신 아키에게 또 골을 내줬다. 후반 13분에는 신광훈마저 퇴장당해 수적 열세에 놓였다. 게다가 후반 21분 울산 최재수에게 추가골을 내줬다.

이날 승리로 주중 홈경기 무패행진(6승3무)를 9경기로 늘린 울산은 9승4무5패(승점 31)로 5위를 지켰다. 반면 포항은 최근 네 차례 울산전을 모두 패하고 8위로 내려앉았다. 포항 노병준은 암투병으로 위독한 아버지와의 골약속을 지켜냈지만 팀 패배로 빛이 바래고 말았다. 경기 뒤 라커룸을 빠져나오는 노병준은 아쉬움에 굵은 눈물을 쏟아냈다.

제주는 지난 포항전 패배(0-1)를 분풀이라도 하듯 부산전에서 5-2로 대승을 거뒀다. 특급용병 자일(10골·2위)과 산토스(9골·4위)는 2골씩 터트려 단숨에 득점 톱5에 들었다. 전직원 사퇴논란으로 어수선한 경남은 강원을 3-0으로 대파, 일단 분위기를 추스렸다. 경남 골키퍼 김병지는 200경기 무실점 대기록도 작성했다.

수원은 에벨톤C와 스테보, 이용래의 활약으로 전남을 3-2로 꺾었고, 전북도 득점력이 물오른 이동국을 앞세워 광주를 3-0으로 대파하고 선두를 지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