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야구장을 진해에 짓겠다는 창원시의 결정에 팬들이 단단히 화가 났다.

30일 오전 창원시의 진해 야구장 부지 선정 발표를 접한 팬들은 SNS를 통해 격한 반응을 쏟아냈다. 한 팬은 “NC 홈개막전 때 창원통합시장이 오겠지? 있는 대로 욕먹는 거 보고 싶다”고 했다. 창원 시민임을 밝힌 한 팬은 “지역주민으로, 진해에 야구장을 지으면 경기를 보러가지 않겠다”는 강한 반응을 보였다. 심지어 “창원시가 나쁜 기사를 묻히게 하기 위해 나로호 발사일에 맞춰 발표를 한 것이 틀림없다”고 까지 했다.

포털사이트 기사에 달린 댓글에서도 팬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프로라면 흥행성, 상업성, 접근성, 편리성을 우선 고려해야 하는데 창원시의 이번 결정은 이 4가지 중 어떤 것도 고려된 게 없다”는 날카로운 지적이 있었고, “박완수 창원시장이 이번 일로 신뢰를 완전히 잃었다”는 등 박 시장을 강하게 질책하는 내용도 많았다.

야구 관계자들은 NC의 입장을 존중하지만, 창원시의 발표는 팬들과 마찬가지로 이해할 수가 없다고 했다.

구경백 일구회 사무총장은 “일단 NC의 입장을 존중해야 한다”고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이번 일은 지자체가 한 번 내린 결정도 형편에 따라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는 대표적인 사례로 기억될 것 같다”며 “정치적인 논리에 프로야구가 이용당한 것 같아 씁쓸하다.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제대로 된 대비책을 마련해야 할 것 같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선수협은 ‘제2의 현대 사태’를 우려했다. 김선웅 선수협 사무국장은 “예전에 현대가 수원에 있다가 재창단 되는 과정에서 서울로 연고지를 옮겼다”며 “그때 대다수의 현대 팬들이 떠나갔다. 연고지를 옮기게 되는 최악의 경우가 닥치면 또다시 현대처럼 되지 말라는 법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 힘이 미약하긴 하지만, 창원시를 직접 방문해 선수들의 뜻을 전달하려는 생각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