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의 연습경기는 인천 아시안게임 한국 야구대표팀의 컨디션을 유일하게 점검할 수 있는 한 경기였다. 대표팀 류중일 감독은 이 한 경기를 통해 많은 것을 점검하고 싶었다. 때문에 정상적이 아닌 변칙적으로 경기를 진행해 이색적인 풍경이 연출됐다.

이날 투수는 총 8명이 마운드에 올랐다. 선발 투수와 중간 계투의 개념이 따로 없었다.

가장 먼저 마운드에 유일한 아마추어 선수인 홍성무가 마운드에 올랐다. 홍성무는 2이닝 동안 2안타 4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이어 나머지 투수들이 1이닝씩을 소화했다. 김광현-안지만-차우찬-한현희-이태양-이재학 등이 차례로 마운드에 올라 제 역할을 하고 내려왔다. 9회는 임창용이 올라 경기를 마무리지었다.

타선에서는 3회까지 정상적으로 경기를 소화했다. 0-3으로 끌려가던 대표팀이 3회 나성범의 만루홈런으로 4-3으로 역전한 뒤 4회부터는 적극적으로 테스트가 시작됐다.

4회 첫 타자인 강민호 타순 때였다. 전광판에는 강민호의 이름이 그대로 떠 있었고 응원석에서도 그의 소속팀인 롯데에서 쓰는 등장곡이 흘러나왔다. 하지만 타석에 선 타자는 강민호가 아닌 민병헌이었다. 민병헌은 3루수 뜬공으로 잡혔다.

이어 타석에 나선 타자 역시 강민호가 아니었다. 이번에 김민성이 나와 유격수 땅볼로 아웃됐다. 전광판에 이름은 강민호로 멈춰있는 상태에서 아웃카운트 2개가 늘어났다. 두 명의 타자가 나서고 나서야 강민호가 나왔다.

심지어 9회말까지 경기를 다 치른 후에도 4번타자인 박병호가 다시 나섰고 이어 5번 타순에 황재균이 대타로 나섰다. 그리고나서 타순은 다시 1번 타자 김민성부터 시작해 타격을 했다.

김상수는 1이닝동안 두 차례나 대주자로 나왔다. 6회 선두타자 손아섭이 안타를 치고 나가자 그를 대신해 1루에 선 김상수는 도루까지 성공했다. 강정호의 2루타 때 홈까지 밟은 김상수는 나지완이 안타를 치자 다시 대주자로 투입됐다. 김상수는 8회나 되서야 타석에 설 수 있었다.

또한 전광판에 표시되지 않은 야수들이 공수교대 때 수비수로 투입되기도 했다.

한편 대표팀의 상대가 된 LG는 ‘도우미’ 역할을 톡톡히 했다. 특히 마운드에 에버렛 티포드를 시작으로 우완 신동훈-사이드암 김선규-좌완 윤지웅-우완 언더핸드 최동환-우완 김지용 등을 투입해 대표팀 타선이 여러 유형의 투수를 겪을 수 있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