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의 교류가 빈번했던 대표적인 팝가수 마이클 잭슨은 생전에 한국을 총 네 차례 찾았다.

　첫 방문은 1996년 10월. 그는 서울 잠실 올림픽 주경기장에서 열린 역사적인 내한 공연을 치르며 팝팬들의 오랜 염원을 풀어줬다. 환상적인 무대연출을 보여준 내한 공연은 개최 직전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 수십여개의 종교 및 사회단체들은 당시 마이클 잭슨의 성폭행 시비경력을 거론하며 국내에 악영향을 끼친다며 극렬히 반대했고, 국회에서는 그의 내한을 두고 “과소비를 조장한다”는 일각의 주장에 따른 논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후 마이클 잭슨은 당시 한국 팬들의 열화와 같은 성원에 힘입어 한국에 대한 호의를 갖기 시작했다. 97년 11월에는 무주리조트 투자협의로 한국을 깜짝 방문해 커다란 화제를 몰고왔다. 전북 무주 티롤호텔에 머물렀던 그는 룸내 책상에 뜻깊은 낙서를 남겨 놓기도 했다. 책상 위에는 뾰족한 볼펜으로 꾹꾹 눌러 쓴 ‘Korea is god, Muju is love. Love always’(한국은 신이고, 무주는 사랑입니다. 영원한 사랑을 담아)라는 문구, 그리고 직접 그린 자화상이 남아있다. 현재 티롤호텔 측은 이를 고이 간직하고 있는 중이다.

　당시 호텔 요리사는 매운 고추장 대신 간장을 넣은 비빔밥을 제공했고, 마이클잭슨은 이후에도 ‘비빔밥’을 즐겨 먹었다. 그는 좋아하는 음식 중 하나로 한국의 비빔밥을 꼽곤 했다.

　이후 1998년 김대중 전 대통령의 취임식에 참석해 다시 한번 한국민을 상대로 손을 흔들었다. 1999년 6월25일에는 마지막으로 한국에서 ‘마이클 잭슨과 친구들’이라는 공연을 치렀다. 스콜피언스, 보이즈투맨, 케니지, 바네사 메이 등의 슈퍼스타들을 대거 동원하고 나타난 그는 한국 가수 HOT를 무대에 초대하는 일도 잊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한국을 찾은 6월25일은 그가 세상을 떠난 날과 똑같은 날짜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