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가 개막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한국 선수들의 일본 열도 점령도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이승엽(요미우리)·임창용·이혜천(이상 야쿠르트)이 뛰는 센트럴리그가 퍼시픽리그 보다 한주 늦게 26일 개막 팡파르를 울린다. 

지난 주말 혹독한 일본 무대 데뷔전을 치른 퍼시픽리그 김태균(지바 롯데)·이범호(소프트뱅크)도 3일 휴식을 마치고 '한국산 거포'의 명예 회복에 나선다.

김태균·이범호는 나란히 홈 개막전과 홈 팬 앞에서 홈런 사냥을 노린다. 둘은 지난 주말 개막 3연전에서 부진해 자존심을 구겼다.

시범경기에서 맹타를 휘둘렀던 김태균은 세이부와의 3연전에서 일본 투수들의 '현미경 야구'에 고전하며 6타석 연속 삼진 포함, 13타수 1안타(7푼7리)로 침묵했다. 그나마 3연전 마지막 경기에서 11타석만에 우전안타를 뽑는 등 잘 맞은 타구를 날리며 감을 잡아가고 있다는 점이 오는 주말 니혼햄전을 기대케 하는 요소다.

또한 주말 3연전에서 일본 국가대표 에이스 니혼햄 다르빗슈 유와 맞대결이 성사될지 여부도 관심을 끌고 있다. 김태균은 시범경기에서 다르빗슈를 상대로 비거리 140m짜리 초대형 홈런을 터렸다.

이범호는 후쿠오카 야후돔에서 오릭스를 상대한다. 니혼햄과의 개막 3연전에서 초반 부진했던 이범호는 3차전에서 안타·2루타를 날려 영점 조준을 마쳤다.

이승엽의 요미우리는 도쿄돔 개막전에서 임창용·이혜천의 야쿠르트와 만난다. 예전 같으면 한국인 투타 대결로 관심을 모을 경기지만 올시즌에는 이승엽이 주전경쟁에서 밀리면서 다소 김 빠진 느낌이다.

불안한 팀내 입지에 시범경기에서도 부진한 이승엽은 시즌 개막전을 벤치에서 맞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 언론은 개막전 경기에 이승엽이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라 다쓰노리 감독은 이승엽 대신 다카하시 요시노부를 주전 1루수 겸 8번타자로 낙점했고, 백업으로도 이승엽 보다 가메이 요시유키가 신뢰를 얻고 있다.

이승엽이 경기 후반 교체 출전하면 야쿠르트의 필승 계투 임창용·이혜천과의 맞대결을 기대해 볼 수 있다. 왼손타자 전문 원포인트 릴리프로 요미우리에 강한 면모(12경기 방어율 0.93)를 보여준 이혜천은 올시즌 지난해 보다 더 많은 기회를 얻을 것으로 보인다. 상황에 따라서는 선발 등판도 기대된다.
지난해 막강한 구위로 '미스터 제로'라는 별명을 얻은 임창용은 올해 일본 진출 100세이브를 노리고 있다. 100세이브까지는 31개의 세이브가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