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이상 FA 영입은 없다.”

프로야구 LG 트윈스의 구단주로 야구 사랑이 남다른 구본준 LG 전자 부회장이 구단의 젊은 선수 육성을 위해 FA(자유계약선수)를 영입하지 않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피력했다. 

구 부회장은 8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주요 경영 방침을 야구에 빗대어 설명하면서 확고한 구단 운영 방침도 밝혔다.

구 부회장은 “LG 트윈스가 왜 6등, 7등밖에 못하냐”고 운을 뗀 뒤 “우리 야구팀은 아이들이 크질 못한다. 2군 아이들이 그렇다. 그런 2군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더 이상 FA 영입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2군선수들이)그 얘기를 듣고 열심히 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LG는 2001년 FA 시장에서 당시 최대어이던 홍현우를 영입한 뒤로 진필중(2004년)·박명환(2007년)·이진영 정성훈(이상 2009년) 등 굵직한 FA를 스카우트했으나 기대 만큼 효과를 보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팀성적도 덩달아 내림세를 탄 탓에 FA는 이래저래 불편한 용어가 돼버렸다.

구 부회장은 FA의 효과보다는 선수 육성 측면에서 이같은 발언을 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LG는 향후 전력공백을 FA 시장에서 외부영입을 통해 메우기보다는 젊은 선수 육성으로 해결해나갈 것으로 관측된다.

구 부회장은 올겨울 화제가 된 LG 구단의 ‘신연봉제’의 취지에 대해서도 상세히 언급했다.

LG는 올겨울 파격적인 연봉고과책을 적용한 신연봉제를 내놨다. 이에 따라 연봉협상 테이블에서 선수간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렸다.

새내기나 다름 없는 오지환이 연봉 2400만원에서 1억원을 돌파한 반면, 박명환은 연봉 5억원에서 90%가 삭감된 5000만원에 사인해야 했다.

구 부회장은 “신 연봉체계라는 게 있나. 기여도 따라 보상하는 것”이라며 “프로골퍼는 성적이 나쁘면 연봉(상금)이 없는데 야구선수는 3억원을 받다가 못해도 이듬해 2억원은 받는다. 그래서 신연봉 시스템을 도입했다”고 소개했다. 여기에 조금 깊이 언급하려는 듯했지만 “협상 중인 선수도 있으니까. 좀 그렇다”며 신연봉제에 대한 추가 언급을 아꼈다. 다만 “고참들 연봉 깎인 대목이 보도되지만 2군 아이들의 눈에는 빛이 반짝거리더라”며 긍정적 효과를 기대했다.

구 부회장은 이날 “야구는 미리 정해놓은 결정구가 있지만, 경영에는 결정구가 없다. 열심히 노력하는 자에게만 복이 온다”며 경영을 야구에 비유하기도 했다.

아울러 “주말에 틈이 나면 친구들과 야구 연습을 하는데, 공을 70~80개씩 던진다”며 “야구단 많이 응원해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다.

<라스베이거스(미국)|백인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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