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속 최대의 명절 설이다. 오랫동안 보지 못했던 가족·친척들과 만나 맘껏 웃음꽃을 피울 때다. 그러나 처음 만났을 때는 워낙 반가워 가만히 있어도 웃음꽃이 번지지만, 시간이 조그만 지나면 다시 ‘서먹서먹’ ‘무덤덤’ ‘뻘쭘뻘쭘’해지는 것이 우리네 한국 사람이다. 긴 연휴 내내 집안을 훈훈한 온기로 채우기 위해서는 계속 웃음꽃을 피워줄 재미난 놀이가 필요하다.

△윷놀이

할아버지와 손자까지 함께할 수 있는 대표적인 놀이가 ‘윷놀이’다. 윷과 윷판, 윷말만 있으면 몇명이든 함께 즐길 수 있다. 다만 윷판을 조금만 바꾸고, 바뀐 윷판에 벌칙 등을 새로이 더해 놓으면 더욱 재미난 놀이를 즐길 수 있다. 윷판 한 변의 길이를 5칸이 아닌 7칸쯤으로 늘리고, 곳곳에 ‘엉덩이로 이름 쓰고 한 번 쉬기’ ‘최고 어른에게 용돈 드리고 한 번 더하기’ 등의 규칙을 만드는 것이다. 집에 막상 윷이 없다면 콩을 두 쪽 내 윷 대신 사용해도 된다.

△젠가

젠가도 설에 가족들이 함께하기에 괜찮은 놀이다. 게임에 참여한 가족들은 높게 쌓인 나무블록 더미에서 블록을 하나씩 뺀다. 꼭대기로부터 3층 아래에 있는 블록만 빼야 한다. 게임 중 나무블록 더미를 무너뜨리는 사람은 벌칙을 받는다. 쌓인 블록을 쓰러뜨리지 않기 위해 안간힘 쓰는 모습이 절로 웃음을 짓게 한다. 특히 젠가는 할아버지와 손자가 함께할 수 있는 놀이여서 평소 가깝게 지내지 못한 할아버지와 손자를 가깝게 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산가지 놀이

간단한 도구로 즐길 수 있는 놀이에는 ‘산가지 놀이’도 있다. 수를 셈하는 막대기인 산가지를 이용한 우리네 전통놀이다. 일단 막대 41개를 준비한다. 이중 20개엔 파란색, 12개엔 노란색, 5개엔 빨간색, 3개엔 녹색, 1개엔 빨간색과 검은색을 함께 표시한다. 그런 뒤 선이 된 사람이 산가지를 잘 섞어 방바닥에 흐트러뜨린다. 흩어진 막대를 순서에 따라 집어가는데, 다른 막대를 건드리지 않으면 계속 집어갈 수 있다. 만약 다른 막대를 건드리면 다음 사람으로 차례가 돌아간다. 집어간 가지의 점수를 합산해 승자를 가린다. 점수는 파란색 3점, 노란색 5점, 빨간색 10점, 녹색 15점, 빨강·검정 20점 등으로 정한다. 1등이 나머지 사람들에게 벌칙을 내린다.

△눈치게임

눈치게임은 아무런 준비물이 필요 없다. 일단 사람 수만큼 숫자를 정한다. 눈치를 보면서 아무나 숫자 하나를 외친다. 다른 사람과 동시에 숫자를 말하거나 마지막까지 숫자를 말하지 않은 사람은 벌칙을 받는다. 이 게임은 모인 사람이 7~8명은 돼야 재미있다.

△끝말잇기

단순한 ‘끝말잇기’를 말하는 게 아니다. 설에 걸맞게 차례상에 오르는 음식을 음악과 함께 맞혀 보는 것이다. 여러명이 빙 둘러앉아 리듬에 맞춰 “차례상을 보면”을 외친다. 차례대로 “차례상을 보면”이란 구령 뒤에 차례음식을 하나씩 덧붙여 나간다. 첫 번째 사람이 “차례상을 보면∼ 사과가 있다”고 하면, 두번째 사람은 “차례상을 보면∼ 사과가 있고, 조기도 있다”고 말하는 식이다. 세 번째 사람은 사과, 조기에 산적 따위를 더하면 된다. 이미 나온 음식을 순서대로 기억하지 못하거나 제때 음식명을 대지 못하면 벌칙을 받는다.

△‘떡 삼육구’

삼육구 게임과 같다. 다만 숫자 대신 ‘찹쌀떡 가래떡 떡볶이 찰떡 호떡 시루떡 개떡 무지개떡 감자떡 빈대떡’ 등 설에 맞게 ‘떡’자가 들어간 말로 게임을 진행한다. 박수는 ‘떡’에 해당하는 사람이 친다. 글자가 두 자에서부터 대여섯 자까지 다양해 엇박자로 인한 재미가 쏠쏠하다. 특히 앞사람이 박수를 쳤을 때 그것이 ‘가래떡’의 마지막 자였는지, ‘떡볶이’의 첫소리인지 구분해야 하는 등 상당히 신경을 써야 하는 게임이다.

△미꾸라지 잡기

멀리 가는 고속도로 위나 기차 안에서 하기에 적당한 게임이다. 게임도 간단하다. 일단 두 사람이 마주본다. 오른손은 계란을 쥐듯 구멍을 만들고, 왼손은 검지를 세운다. 둘 다 왼손 검지를 상대방의 오른 주먹에 넣는다. 심판이 “잡아” 하고 외치는 동시에 상대방 주먹에서 자기의 검지를 빼내고, 자기 주먹으로는 상대방의 검지를 움켜쥐면 이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