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겨여왕’ 김연아(22·고려대)의 학교가 세워진다.

김연아는 2일 오후 5시 서울 신길동에 있는 천주교 살레시오회 관구관을 찾아 학교 100개 세우기 프로그램을 위해 모금활동을 펼치고 있는 원선오 신부(84·본명 빈첸시오 도나티)와 공고미노 수사(73·본명 지아코모 고미노)를 만나 학교 하나를 세우는 데 필요한 7000만원을 내놓았다.

한 통의 편지로 이같은 만남이 성사됐다. 지난달 21일 원 신부는 아프리카 신생국인 남수단 촌락의 작은 학교 100개 건립을 위한 모금활동을 알리고 간절히 도움을 호소하는 편지를 김연아를 포함한 몇몇 인사들에게 보냈다. 이 편지를 받고 김연아가 적극적으로 동참하게 된 것이다.

김연아는 “1년 전 평창동계올림픽유치를 위한 활동으로 아프리카 토고에 다녀온 적이 있었는데 그때 아프리카에 대해 깊은 인상을 받았다. 작은 힘이지만 남수단의 아이들에게 보탬이 될 수 있다면 정말 기쁘게 신부님의 일을 돕고 싶다”고 말했다.

원 신부는 “세워지는 학교 중의 하나를 김연아 학교라고 명할 것”이라고 말한 뒤 학교가 완공되면 꼭 방문해 달라는 뜻을 김연아에게 전했다. 또한 김연아의 사인을 받아 학교 현판에 새길 의지도 함께 밝혔다. 원 신부는 답례로 아프리카 토산품인 파피루스에 그린 성모 마리아 그림 1점을 김연아에게 선물했다.

기독교인이 많이 거주하는 남수단은 무슬림이 주류인 북부 지역과의 오랜 내전 끝에 지난해 7월 수단에서 독립했다. 남수단의 열악한 실상은 고 이태석 신부의 헌신적 봉사를 그린 영화 ‘울지마 톤즈’로 한국에 널리 알려지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