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는 스포츠를 좋아한다. 2012년 스포츠 전담기구인 국가체육지도위원회를 신설했고, 국제대회 입상자들에게 거리행진을 열어주며 주택도 제공하고 있다. 또 지난해 초부터 최근까지 30차례 정도 공개 체육행사에 참석했다. 최고지도자의 관심과 지원 덕분에 북한은 지난해 60여차례 국제대회에 출전했고 2012년의 4배가 넘는 메달리스트 360여명을 배출했다. ‘조선중앙TV’ ‘노동신문’에 이 같은 소식을 다루는 스포츠 코너도 마련됐다.

김정일 정권이 체제 선전을 위해 예술을 활용했다면 김정은 정권은 스포츠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1차적인 결실을 맺어야 하는 대회가 바로 인천 아시안게임이다.

북한은 이번 대회에 총 150명 안팎의 선수단을 파견했다. 출전 종목은 남녀 축구·역도·사격·체조·유도·레슬링·탁구·양궁 등 총 14개다. 북한은 2002년 부산 대회 이후 3개 대회 만에 종합 10위 안에 진입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선봉은 역도·레슬링·유도 등이다. 그 중 역도가 효자 노릇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은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금메달 4개, 동메달 2개를 땄는데 그 중 금메달 3개와 동메달 1개가 역도에서 나왔다. 남자 56㎏급 엄윤철, 62㎏급 김은국, 여자 69㎏급 림정심, 여자 48㎏급 량춘화 등이다. 런던올림픽에서 금 1개, 동 1개를 보탠 여자 유도, 남자 레슬링도 아시아 정상권이다. 런던올림픽 도마 금메달리스트 양학선과 맞붙을 북한 체조 간판 리세광의 연기도 주목된다. 지난해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한 여자 마라톤 김금옥, 동아시아선수권대회 정상에 오른 여자축구, 세계탁구선수권대회 혼합복식에서 우승한 김혁봉-김정조도 우승 후보로 손색이 없다.

아시안게임 인기가 과거보다 떨어진 상황에서 북한의 출전은 대회 관심도와 인기를 높이는 데 적잖은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정치적으로 경색된 남북관계를 개선하는 효과도 있다. 통일준비위원회 전문위원인 김동선 경기대 체육대학 스포츠경영학과 교수는 “분단 장벽을 허물고 남북한 주민들이 서로 이해하고 어울리려면 남북한 간 스포츠 교류가 중요하다”며 “막힌 남북관계 물꼬도 스포츠를 통하면 틀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