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수 (최)경철이 형이 잘 리드해줬습니다.”

LG 투수 신정락(27)은 지난 28일 플레이오프 2차전을 마친 뒤 소감을 묻자 가장 먼저 포수 최경철(34)의 이름을 꺼냈다.

신정락은 2차전에서 7이닝 동안 솔로홈런 포함, 단 2안타만 내주며 넥센 강타선을 꽉 막았다. 투수가 잘 던지는 데는 함께 배터리 호흡을 맞추는 포수의 노력도 포함돼있기 마련이다. 대부분 투수들이 잘 던지거나 승리를 거둔 뒤 ‘포수 덕분’이라는 소감을 반드시 말하는 데도 이유가 있다.

LG 포수 최경철은 지난 NC와 준플레이오프를 거치면서 이른 바 ‘대세남’이 됐다. 공격과 수비에서 모두 큰 활약을 펼쳐 준플레이오프 MVP로도 뽑혔다. 짧은 기간이지만 넥센에서도 선수 생활을 한 최경철은 이번 플레이오프에서도 물론 요주의 인물이다.

30일 3차전을 앞두고 신정락의 2차전 승리 뒤 소감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최경철은 “정락이가 워낙 그날 공이 좋아 잘 던진 것이다. 그런데 내 이름을 말해줘 고맙다”며 시즌 중 있었던 일화 한 가지를 소개했다.

지난 6일 신정락은 NC전에서 7.2이닝 무실점으로 ‘노히트노런’을 향해 달리다 마운드를 내려왔다. 볼넷 2개만 주고 안타 한 개도 없이 데뷔 이후 가장 잘 던지고 있었지만 손톱이 깨지는 바람에 더 던질 수가 없었다. 그날 신정락의 대역투에 이어 등판한 불펜 투수들 모두가 안타를 맞지 않아 LG는 이날 팀 노히트노런을 기록했다.

그런데 이날 경기 뒤에는 모든 화제가 신정락의 손톱에만 집중됐다. 이에 당시 경기에서도 함께 호흡한 포수 최경철이 “나는 손톱만도 못하구나”라고 신정락을 볼 때마다 농담을 던졌다. 그 ‘학습효과’가 3주 만에 아주 중요한 플레이오프 2차전 승리 뒤 “경철이 형이 잘 리드해줬다”는 소감으로 돌아왔다.

최경철은 “그때 내가 워낙 얘기를 많이 해서 내 얘기를 일부러 한 모양이다. 그때도 이번에도 (신)정락이가 워낙 잘 던졌다”고 웃으며 다시 훈련하러 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