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양상문 감독은 직접 벤치에 앉은 느낌마저 들었는지 모른다.
양 감독은 30일 플레이오프 잠실 3차전에 앞서 열린 미국프로야구 월드시리즈 7차전을 보고 나왔다. 준플레이오프 이후 가을야구에 깊이 빠져있는 양 감독은 샌프란시스코와 캔자스시티의 7차전이 그저 먼나라에서 벌어지는 빅게임만은 아니었다. 양 감독은 3-2로 샌프란시스코가 리드를 잡은 뒤 5회 5차전 샌프란시스코 선발이던 매디슨 범가너가 마운드에 오른 뒤로 양팀 벤치 움직임에 주목했다.
하이라이트는 스코어가 그대로 유지된 채 범가너가 4이닝을 던지고 이어진 9회였다. 양 감독은 이 순간, 샌프란시스코 벤치에서 마무리 헌터 스트릭랜드를 낼 것으로 봤다. 범가너가 너무도 좋은 페이스를 보이고 있었지만 5차전에서 투구수 117개를 기록하며 완투승을 거둔 뒤 이틀만 쉬고 마운드에 올라 이미 4이닝 52개를 던졌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샌프란시스코는 범가너를 그대로 끌고가 16개를 더 던지개 하며 경기를 매조지했다.
![[PS리포트]양상문의 WS 시청후기…감독을 괴롭히는 ‘투수교체’](http://images.khan.co.kr/article/2014/10/30/l_2014103002001406700373971.jpg)
양 감독은 “단기전에서 그런 상황에 나라면 어떨까 싶었다. 결과적으로 던지고 있는 투수가 좋은 흐름이라면 그냥 끌고 가는 것이 나을 수도 있겠다는 측면에서 생각을 해봤다”고 말했다.
단기전에서도 감독의 최대 고민은 역시 투수교체다. 양 감독이 역시 지난 27일 목동 1차전에서 역전패한 뒤 첫번째 패인으로 자신의 투수교체 실수를 꼽았다. 그러나 투수교체 역시 확률만 있을뿐 정답은 없다.
맞은 편 벤치의 넥센 염경엽 감독도 우선 고민으로 투수교체를 얘기했다. 염 감독은 3차전에서 앞서 “오랜만에 꿈을 안꿨다”고 했다. 숙면을 취한 덕분에 꿈이 기억나지 않는 것은 아니었다. 염 감독은 뜬눈으로 밤을 보내고 아침 7시에야 잠이 들어 몇시간 눈을 붙였다고 했다.
염 감독은 “우리는 LG에 비해 ‘수’에서 밀린다. 투수를 쓰는 데 고민이 많다”고 했다. LG의 불펜층이 두터운 편인데 비해 넥센은 한현희·조상우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이들은 지난 28일 2차전에서 나란히 부진한 모습으로 LG가 6점을 몰아낸 8회 마운드에서 고개를 떨궜는데 염 감독은 “그래도 둘을 믿고 가야한다”고 했다.
넥센은 4차전에는 소사, 5차전에는 밴헤켄을 예비해두고 있다. 불펜의 여력을 2경기에 얼마나 남겨둘지 그게 가장 큰 고민이라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