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의 열렬한 팬인 테드 스미스(27)는 넥센 팬들 사이에서는 유명인사다. ‘넥통령’, ‘테드찡’은 넥센 팬들이 한국 사람이 아님에도 넥센을 열렬히 응원하는 테드에게 붙여준 별명이다.

캐나다 출신으로 2011년 한국으로 넘어와 올해로 4년째 타향살이를 하고 있다. 고된 타향살이에 지치고 고향이 생각날 때 목동구장을 찾아 목이 터져라 넥센을 응원하면 시름이 싹 가셨다. 그렇게 넥센을 응원하다 넥센에 푹 빠졌고, 넥센의 명물이 된 지금은 넥센 명예 응원단장에까지 올랐다.

넥센을 응원한지 3년째던 지난해 꿈에도 그리던 넥센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봤다. 목이 터져라 넥센을 응원했지만, 넥센은 아쉽게 2승을 먼저하고도 3경기를 내리 내주며 아쉽게 첫 가을야구를 끝냈다.

1년이 지나 다시 포스트시즌에 올라간 넥센을 바라보는 그의 심정은 예나 지금이나 다를 것 없이 뿌듯하기만 하다. 테드는 30일 넥센과 LG의 플레이오프 3차전이 열리는 잠실구장에 늘 그랬듯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해 자신이 직접 디자인했다는 제복 차림에 선글라스를 낀 테드는 “넥센 팬들이 나보고 ‘넥통령’이라고 불러주셔서 그와 어울리는 복장을 생각하다 더글라스 맥아더가 생각이 나 이 복장을 디자인하게 됐다. 대장스러움이 느껴지는 복장이다”라며 멋쩍게 웃었다.

마침 이번 플레이오프 3차전은 테드가 시범경기, 정규시즌, 포스트시즌을 포함해 딱 410번째 보는 넥센 경기였다. 테드는 2012년부터 3년 연속 현장에서 100경기 이상 관전한 팬을 지칭하는 센추리 클럽에 들었다. 테드는 홈은 물론이고 원정경기에도 시간이 허락하면 언제든지 출동한다.

4년 전 넥센은 가능성 있는 유망주는 있지만 하위권에 머무는 약팀이었다. 하지만 테드는 “당시 넥센은 약팀이었어도 끝까지 싸우는 팀이었다. 지고 있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싸우는 팀이었다. 거기에 매력을 느꼈다”고 말했다.

넥센은 이제 테드에게 특별한 의미다. 테드는 “넥센은 내게 도전감과 용기를 가르쳐줬다. 어렸을 때 연예인처럼 무대에 오르겠다고 생각을 했었는데 대학 졸업하고 포기를 했다”며 “원어민 강사로 한국에 왔는데 넥센을 응원하면서 넥센 팬들이 많이 잘해주셨다. 그 분들이 준 용기 때문에 내가 다시 꿈을 꿀 수 있었다. 정말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테드의 꿈은 너무나 당연하게도 넥센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보는 것이다. 테드는 “솔직히 어려운 도전이라는 것은 인정한다. 한국시리즈 올라가서 삼성을 만나더라도 7차전까지 갈 것 같다”며 “그래도 넥센이 우승하는 모습을 꼭 보고 싶다”고 말했다.

테드는 마지막으로 넥센 선수들을 향한 응원의 메시지를 날렸다. “서울의 영웅들! 최선을 다해주시고, 평소처럼 끝까지 싸워주세요.”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