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메이저리그가 멈춰선 와중에 트레이드된 포수 조니 페레다(24·보스턴)의 안타까운 사연이 1일 미국 스포츠 전문매체 ESPN에 소개됐다.

시카고 컵스 마이너리그 소속이던 페레다는 지난달 24일 보스턴으로 트레이드됐다. 지난 1월 투수 트래비스 러킨스를 컵스에 내준 보스턴이 그 반대급부로 받을 선수를 이번에 지명한 것이다. 이에 따라 페레다는 코로나19가 확산된 후 트레이드된 첫 선수가 됐다.

베네수엘라 출신의 페레다는 애리조나주 메사의 한 호텔에서 지내던 중 트레이드 소식을 알리는 컵스의 전화를 받았고, 곧이어 보스턴의 전화를 받았다. 처음엔 장난전화라고 생각했을 만큼 예상치 못했던 소식이었다.

페레다는 코로나19 여파로 리그 개막이 연기된 후 수입도 없고 오갈 데도 없이 막막한 하루를 보내고 있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마이너리거들에게 주급 400달러를 지급하겠다고 했지만 페레다는 그 돈을 어디서 어떻게 받을 수 있는 건지 알아내지 못했다. 그는 “제3세계 국가에서 온 마이너리거들은 생계를 유지하고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돈이 필요하다”며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지금 하는 것보다 더 많은 지원을 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아직 보스턴 직원과 만난 적이 없는 페레다는 보스턴이 마이너리거들에게 급여를 어떻게 지급하는지에 대해서도 모르고 있다. 보스턴은 페레다가 지내고 있는 호텔 숙박비를 지원하고 급여도 주겠다고 했지만 급여를 언제, 얼마나 줄 것인지는 결정되지 않았다.

훈련할 곳도 마땅치 않다. 컵스의 훈련 시설이 폐쇄되기 전엔 그곳에 나가 타격과 송구 훈련을 했다. 컵스의 전 동료들은 “아직까지 여기서 뭐하고 있느냐”고 물었다. 플로리다주 포트마이어스의 보스턴 캠프도 문을 닫았기 때문에 플로리다로 갈 수도 없다. 페레다는 호텔 주변을 달리는 것으로 체력 훈련을 대신하고 있다. 하루 빨리 리그가 시작돼 보스턴의 홈구장 펜웨이파크로 가게 되기를 바랄 뿐이다.

페레다는 “야구도 못하고 급여도 못 받은 채 1년을 날리고 싶지는 않다”며 “그저 가능한 한 빨리 상황이 해결돼 우리가 야구를 시작할 수 있기를 바라고 기도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