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를 숙인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 김보름(강원도청)이 결국 울음을 터뜨렸다.

김보름은 20일 강릉 스피드스케이트경기장 기자회견장에 참석해 19일 열린 여자 팀 추월 8강전으로 인해 빚어진 대한 해명을 했다.

전날 여자 대표팀은 3분 3초 76을 기록,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문제가 된 것은 결과가 아닌 과정이었다. 마지막 바퀴에서 김보름과 박지우(한국체대)가 앞으로 치고 나간 사이, 노선영(강원도청)은 크게 뒤처지며 홀로 결승선을 끊었다.

이 장면 때문에 김보름과 박지우가 속력을 떨어뜨려 노선영과 함께 갔어야 했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경기 후 노선영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듯한 두 선수의 인터뷰 자세도 구설에 올랐다.

김보름은 “3명의 선수 모두가 4강전을 목표로 하는 상황에서 2분 59초로 통과했어야 했다. 앞의 4바퀴를 잘 탔었고 해낼 수 있다는 욕심에 시간을 당기는 데에만 너무 신경썼다. 결승선에 다 와서야 (선영) 언니가 처져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내가 선두에 있을 때 선수를 챙기지 못한 건 내 잘못이 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억울하지는 않는가’라는 질문에도 “선수 확인을 못한 건 내 잘못이다. 억울한 부분은 없고 이런 결과에 대해서는 내 잘못이 제일 크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인터뷰 태도에 대해서도 “많은 분들께서 인터뷰를 보고 상처를 받으셨던 것 같다. 정말 죄송하게 생각하고 많이 반성하고 있다”며 거듭 죄송하다는 뜻을 밝혔다.

백철기 대표팀 감독도 상황 설명을 했다. 백 감독은 마지막 바퀴에서 노선영을 마지막 주자로 세운 것에 대해 “경기 전날 중앙에 들어가는 위치보다는 속도를 유지시켜서 자기가 맨 뒤로 가는 것이 낫다고 노선영 선수가 직접 이야기했다. 노선영 선수가 얘기한 부분을 묵살하면 선수 사기를 죽이는거 같아서 받아들여서 시행했다”고 했다. 경기 도중 소통이 되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도 “반성하고 있다”며 자신의 탓으로 돌렸다.

백 감독은 남은 경기를 위해서라도 비난의 시선을 거둬달라는 당부의 말도 전했다. 백 감독은 “굉장히 많이 힘들어하고 있는 것 같고 어떠한 말을 해도 위로가 되지 않을거라 생각된다. 여러분께서 많은 힘을 줘서 좋은 경기 발휘할 수 있게끔 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팀추월은 21일 7~8위 결정전인 결승D에 나서고 김보름, 박지우는 24일 여자 매스스타트 준결승에 출전한다.

한편 노선영은 감기 몸살로 이날 기자회견에 나타나지 않았다. 백 감독은 “컨디션을 점검해보고 (결승 D의) 출전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