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선홍 부산 아이파크 감독이 두 번 웃었다.

2010 K리그 최강 FC서울을 화끈한 골 폭풍으로 잡은 기쁨에, 제자들의 흐뭇한 골 세리머니가 더해져 웃음꽃을 피웠다.

부산은 2일 홈에서 정성훈·박희도·한상운의 연속 골로 서울에 3-0으로 이겼다. 2006년 10월 이후 홈에서 서울에 7연속 무패(3승4무)를 기록, 안방에서 만큼은 서울의 천적임을 증명했다. 최근 3경기에서도 2승1무의 상승세로, 시즌 전 약체로 분류됐던 부산은 단숨에 7위로 올라섰다.

공격수의 활발한 움직임과 미드필더의 강한 압박, 수비진의 투지까지 어우러지며 경기 내내 서울을 지배한 완벽한 승리였다. 

좋은 경기 내용에 더해진 부산 선수들의 애교넘치는 골 세리머니는 황선홍 감독을 더욱 후끈 달아오르게 했다. 

부산이 1-0으로 앞선 전반 19분 박희도의 추가골이 터진 순간이었다. 박희도·유호준·이정호·김근철 4명이 벤치쪽으로 달려오더니 황선홍 감독 앞에 일렬로 섰다. 호흡을 가다듬은 이들은 "오, 대한민~국, 승리의 함~성"을 열창하더니 두 손을 위로 치켜들며 "올레~"를 외쳤다. 황 감독이 최진철·김태영·유상철 등 2002 한일 월드컵때 활약한 동료와 함께 찍은 최신 월드컵 CF를 패러디한 것이었다. 황 감독의 얼굴도 금세 활짝 피었다. 

완벽한 경기 내용에 맛깔나는 뒤풀이까지. 지금 분위기라면 어린이날에 펼쳐질 선두 경남FC를 상대로도 "올레"를 외칠 기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