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판의 시계는 멈춰 섰고 남은 인저리 타임은 6분.

전북 현대의 홈구장인 전주월드컵경기장의 관중석은 실망스런 기운이 흘렀다.

2일 경남FC를 홈으로 불러들인 전북은 전반 29분 경남의 김동찬에게 선제골까지 내준뒤 0-1로 끌려가고 있었다. 

하지만 전북은 '디펜딩챔피언'의 저력을 보여주려는듯 끈질지게 몰아붙였고, 결국 종료 직전 로브렉(31)의 패스를 받은 이동국(31)이 다이빙 헤더로 극적인 동점골을 터트렸다. 1-1 무승부.

남아공월드컵 예비명단에 올라 힘이 솟는 듯 이동국이 벼랑 끝의 팀을 위기에서 구했다. 

이동국의 귀중한 동점골로 승점 1점을 챙긴 전북은 4승4무1패(승점 16)로 지난 주보다 한 계단 오른 5위로 올라섰다. 이동국은 지난달 24일 울산전에 이어 2경기 연속 골맛을 봤다.

반면 조광래 감독의 생일을 맞아 적지서 승점 3점을 노렸던 경남(6승3무1패·승점 21)은 다잡았던 승리를 아쉽게 놓쳤지만, 지난 주에 이어 울산(승점 20)에 앞서 1위를 지켰다.

시작은 경남이 좋았다. 

짧고 간결한 패스로 전북 수비를 허문 경남은 전반 29분 김동찬이 서상민의 
패스를 받아 골키퍼 키를 넘기는 재치있는 칩슛으로 전북 골망을 흔들며 기세를 올렸다. 

주전 일부를 선발명단에서 빼는 여유를 보였던 전북 최강희 감독은 다급해진듯 김상식·에닝요·로브렉을 대거 교체투입해하며 열을 재정비했다.

하지만 경남 골키퍼 김병지의 '거미손' 선방에 막혀 좀처럼 뜻을 이루지 못했다.

공세에 나선 전북에 맞서 경남은 김동찬을 제외한 모든 선수가 하프라인 아래로 내려와 봉쇄에 나섰다. 

끝날 것 같던 승부는 후반 추가시간에 희비가 갈렸다. 전북이 이동국의 기적같은 동점골에 경기장이 떠나갈 듯 환호한 반면 경남FC는 서둘러 경기장을 떠났다. 

부산에서는 FC서울을 안방으로 불러들인 부산 아이파크가 1골·1도움을 올린 정성훈의 맹활약으로 3-0으로 완승했다. 

부산은 홈에서 신바람 대승을 했고, 갈길바쁜 서울은 4위까지 떨어졌다. 

성남에서는 몰리나·사샤·김철호의 연속골을 앞세운 성남 일화가 포항 스틸러스를 3-0으로 일축했고, 대구FC와 강원FC는 2-2로 비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