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인업에 홍성흔을 적지 않는 게 매우 힘들다."

롯데의 제리 로이스터 감독은 18일 홍성흔의 공백을 이렇게 표현했다. 그러나 "금이 간 뼈는 우리가 페넌트레이스 중이라는 사실을 모른다"며 홍성흔의 조기 복귀를 조금도 생각하지 않고 다른 방법으로 그의 빈 자리를 메우기에 들어갈 것임을 시사했다. KIA에 맹추격을 당하고 있는 롯데의 4강 구상은 어떤 것일까.

#십시일반

롯데는 17일부터 기존 2번이었던 조성환을 홍성흔 자리였던 3번으로 내렸다. 그는 3번 타자로 들어선 첫 날 투런포와 2루타를 치며 로이스터 감독에게 든든한 위안을 줬다.

그러나 조성환 한 명 만으론 안 된다는 게 로이스터 감독의 생각이다. "손아섭이 시즌 초반 득점 상위권에 위치했을 때 면모를 재현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김주찬(1번)과 문규현(8번)도 활약을 계속 해야한다"고 덧붙였다.

카림 가르시아의 분발도 촉구했다. 그는 "가르시아가 2년6개월간 보여준 플레이보다 지금 이 시점에서 잘 하는 게 중요하다. 미국에서 돈 주고 데려온 이유를 스스로 증명해야 홍성흔 공백도 메우고 이대호의 부담 덜 수 있다"고 전했다.

#번트

타점 기계 홍성흔이 빠지면서 공격력이 줄어든 것은 사실.

로이스터 감독은 전체적인 공격 전술에도 손을 대겠다고 말했다.

그는 "야구를 다르게 해야하지 않겠나"라고 반문했다. 호쾌한 타격 위주에서 1점씩 소중하게 얻는 전략으로 바꾸겠다는 뜻이다. "번트도 자주하고, 희생타도 많이 칠 것"이라는 말 역시 같은 맥락이다.

#불펜

그럼에도 로이스터 감독이 해법을 찾지 못한 곳이 있으니 바로 롯데의 고질적인 약점으로 꼽히는 불펜이다.

그는 "작년과 재작년 마무리였던 토니 앳킨스의 공백을 메우지 못하고 있다"면서 "선발 조정훈의 부상은 이재곤, 김수완이라는 신예가 나타나서 다행인데…"라고 말문을 흐렸다.

불펜 때문에 4위 싸움에서 도망갈 기회를 여러 번 놓쳤다는 게 로이스터 감독의 생각이다.

지금 당장 불펜 투수를 수혈할 수도 없다. 로이스터 감독은 "결국 누군가 혜성처럼 나타나야 하지 않겠는가. 그런 역할을 해 줄 투수가 분명 있을 것으로 본다"며 희망을 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