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를 즐기자"

'야신'의 위기 탈출 코드다.

이 달 초 삼성의 추격을 뿌리치며 1위 안정권에 접어드는가 했던 SK는 최근 고비를 맞고 있다. 외국인 투수 글로버마저 2군으로 내려가면서 투수진이 바닥났고 이에 더해 공격력도 하향곡선을 그리는 중이다.

17일 롯데전은 0-5로 완봉패. 때문에 김 감독은 롯데전 직후 1시간30분 동안 특타를 지시했고, 18일에도 경기 몇 시간 전부터 덕아웃에 앉아 선수들의 타격을 유심히 지켜봤다.

어느 덧 삼성과의 게임 차가 '3'으로 좁혀졌다. 승리는 67승으로 같다. 심기일전해야 할 상황에서 '야신' 김성근 감독은 '즐기자'란 화두를 던진 것이다. 문학구장의 감독실 화이트보드엔 원래 적혀있던 '86승!' 대신 '야구를 즐기자'란 말이 자리잡았다.

어려운 시점에서 야구의 흥미를 하나하나 찾고 즐기다보면 위기도 자연스럽게 헤어나올 수 있다는 게 김 감독의 구상이다.

"원점으로 돌아왔다. 언젠가 위기가 올 거라 봤는데 결국 막바지에 찾아왔다"고 말한 그는 "우리는 지금 터널을 빠져나오고 있는 중이다. 고생이라 생각하지 말고 어려운 것을 느끼고 즐기다보면 고비를 넘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단순히 '야구의 재미를 느끼자'는 말보다는 야구의 본질을 관찰하고 즐기면서 위기 탈출해보자는 메시지 쪽에 가깝다. 

그는 최근 자신이 즐겨타는 자전거에 비유하며 "오르막길 땐 무척 힘들지만 그걸 극복해야 내리막길을 만나는 것 아닌가"라고도 했다.

김 감독은 이날 오전 미팅에서도 선수들에게 "야구를 즐기자"고 당부했다. 

그의 새로운 화두가 SK의 한국시리즈 직행과 어떤 연관을 맺을 지 흥미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