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한대화 감독의 고민이 깊어져만 가고 있다. 마음은 굴뚝 같은데 뜻대로 풀기가 쉽지 않다.

한 감독은 18일 잠실 LG전에 앞서 류현진(23·한화)을 감독실로 따로 불렀다.

"어제 잘 잤냐"는 질문에 류현진이 "잘 잤다"고 대답하자 한 감독은 "난 한숨도 못 잤다"고 말했다.

류현진은 17일 LG전에서 9이닝 2실점 역투했지만 연장 12회 접전 끝에 2-2로 끝나 시즌 16승에 실패했다.

한 감독이 지난 주말 대구 삼성전 차례였던 류현진의 등판일을 이날로 바꾼 것은 승부수였다. 6위 LG를 추격하는 동시에 2위 삼성보다는 LG전에 내보내 승수를 쌓기 위한 것이었다.

류현진은 현재 다승·방어율·탈삼진 1위다. 방어율·탈삼진은 안정적이지만 다승에서 김광현(SK)·양현종(KIA)에게 1승 차로 쫓기고 있다.

이 세 부문을 모두 가져가면 정규시즌 MVP가 유력한데, 경쟁자 이대호(롯데)가 강력해졌다. 9경기 연속 홈런으로 세계기록을 세우며 7년만의 40홈런에 육박해 있다.

류현진도 이미 29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로 세계기록을 세웠지만, 팀이 4강에서 멀어졌으니 20승은 채워야 안전하다는 평가다. 20승을 올리면 99년 정민태(현대) 이후 11년만에 첫 토종 20승 투수다.

그런데 전날 실패하는 바람에 조금 힘들어졌다.

류현진의 남은 선발 등판 기회는 5경기다. 매 경기 8~9이닝을 던져 그동안 6일 간격을 지켜왔지만, 앞으로 두 차례는 4일 쉬고 등판해야 한다.

류현진이 남은 5경기에서 모두 승수를 따면 좋지만, 결코 쉽지 않다.

한 감독은 그래서 마지막까지 결정되지 않으면 류현진을 불펜으로 투입할 생각도 내비쳤다.

한 감독은 "지난 주말 대구에서도 본인이 중간에 나갈 수 있다고 했는데 경기 상황이 되지 않아 못 내보냈다. 만약 5경기 모두 이기지 못해 어려워지면 불펜으로라도 내보낼 수 있다"며 반드시 류현진을 다승왕으로 만들어주겠다는 결심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