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사직 한화전을 앞둔 롯데 양승호 감독은 고심 끝에 전준우를 선발 3루수로 낙점했다. 전날 황재균이 부상을 당했기 때문이다.

황재균은 지난 11일 사직 한화전 1회말 첫 타석에서 내야땅볼을 치고 1루로 전력질주하다 왼쪽 허벅지 통증을 호소해 곧바로 교체됐다. 병원 검진 결과, 근육파열은 아니라는 진단을 받았지만 이날까지도 다리를 절룩거릴 정도로 상태가 좋은 편이 아니다. 황재균은 13일 서울에서 정밀검진을 받을 계획이다.

사실 전준우의 3루 기용은 시즌초 좋지 않은 결과를 남겼다. 양 감독은 지난 겨울 부임하자마자 공·수 강화책으로 중견수를 보던 전준우를 3루수로 이동시키고, 수비가 좋은 이승화를 붙박이 중견수로 기용하는 변화를 줬다. 하지만 둘 모두 극심한 타격 부진에 시달리면서 결국 7경기만에 전준우가 중견수로 원위치됐다.

이날 전준우의 3루 출전은 지난 4월10일 목동 넥센전 이후 32일만이다. 그리고 중견수 자리에는 이승화가 선발출전해 모처럼 감독의 시즌 첫 구상대로 라인업이 나왔다. 고육지책이었지만 결과는 나쁘지 않았다. 팀의 대승과 함께 올시즌 3루수로 뛰면서 타율이 2할8리(24타수5안타)에 그쳤던 전준우는 “3루수로 나가는 경기니까 안타 2개만 쳐라”고 주문한 양 감독의 기대대로 최근 좋은 타격감을 이어갔다. 홈런 1개 포함 2타수2안타 2볼넷 3득점 1타점.

양 감독은 “준우가 3루 연습을 계속 해왔기 때문에 걱정하지 않았다. 재균이가 올라올 때까지 준우를 3루로 기용할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