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는 참 어렵다.

9월로 접어들면서 모두가 롯데의 무난한 플레이오프 진출을 예상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고보니 그렇지도 않다.

KIA가 호락호락 물러나지 않더니 최근엔 SK가 뒷심을 발휘하며 2위 자리를 넘보고 있다. 롯데에 남은 기회는 딱 12경기. 양승호 감독은 15일 청주 한화전을 앞두고 “오늘 경기만 생각하고 싶다. 앞에 닥친 경기만 계속 이겨나가면 2위도 올 것”이라고 말했지만 인터뷰 곳곳에서 플레이오프 직행에 대한 나름대로의 계산이 드러났다.

양 감독은 경기 전 “앞으로 9승을 하면 더 좋지만 일단 8승만 해도 해볼 만하다”고 했다. 이날 롯데가 한화에 이겼으니 남은 12경기에서 7승5패를 거둬 총 71승만 해도 플레이오프 직행 확률이 높다는 뜻이었다. 특히 그는 “이 정도면 우선 KIA는 제칠 수 있다”며 7승을 거두면 경기 수가 적은 KIA가 따라오지 못할 것으로 예측했다. 그의 말대로 롯데가 7승을 추가하면 KIA가 남은 경기에서 8전 전승을 해야 롯데를 앞설 수 있다.

그러자 “71승을 해도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짓지 못할 것으로 보는 이유가 뭐냐”는 질문이 취재진으로부터 나왔다. 양 감독도 “그 정도(71승)면 가능하다는 뜻이다. 확정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결국 SK가 관건 아니겠는가”라고 반문하며 “SK 경기 수가 많이 남았다는 게 변수”라고 덧붙였다. 롯데보다 5게임을 더 남겨두고 있는 SK가 최근 상승세를 유지하면 2위 싸움이 마지막까지 갈 수도 있다는 뜻이었다. 양 감독은 “그래서 다음 주 SK와 사직 3연전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롯데는 지난 9일 문학에서 SK에 8-1로 이기다 8-8 동점을 허용한 뒤 연장 승부 끝에 9-10으로 역전패했다. SK도 제칠 수 있었던 기회를 한 차례 놓친 양 감독은 “그 때 역전패가 컸다”면서 경계심을 잃지 않았다.

“삼성과 한화, 두산과 2연전을 3번 하는 이번 주엔 5할 승부로도 족하다”는 그는 “그러나 SK와 3연전은 다르다. 반드시 2승 이상을 거둬야 간격을 벌려놓으며 2위에 안정적으로 다가갈 수 있다”고 말했다.

양 감독이 구상하고 있는 플레이오프 직행 필요조건은 SK와 3연전 위닝시리즈가 포함된 7승인 셈이다. 그는 “여기에 또 하나의 조건이 있다. SK가 너무 잘하면 안 된다. 5할 안팎 승부를 계속한다는 게 마지막 필요조건”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