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이 미국 전지훈련을 마치고 18일 오전 5시15분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한다. 김시진(54) 감독은 17일 스포츠경향과 전화통화에서 “감독 부임 후 가장 만족스러운 전지훈련이었다”면서 “선수들이 목표 이상을 해준 것 같아서 대견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대 이상의 수확을 이야기했다.

■부상선수 재활·장기영 대만족

김 감독은 “솔직히 아직 베스트 라인업은 구상하지 못했다. 라인업은 일본 전지훈련이 끝나고 시범경기에 들어가봐야 나올 것 같다”고 했다. 하지만 “그래도 부상 선수들의 재활 페이스가 빠른 것이 다행”이라고 만족해했다. 넥센은 유한준(오른쪽 팔꿈치), 김민우(왼쪽 엄지), 장기영(오른쪽 손목) 등이 재활에 매진했다.

또한 김 감독은 “그 중에서도 장기영의 페이스가 너무 좋다. 재활이 너무 잘 됐다”고 강조했다. 올 시즌 넥센의 1번타자가 유력한 장기영은 미국 전지훈련에서 치른 KIA·NC·두산과 4차례 연습경기에서 타율 5할3푼8리로 펄펄 날았다. 이택근·박병호·강정호가 중심타선을 맡을 것이 유력해 출루능력이 뛰어난 1번타자가 무척 중요하다. 김 감독이 페이스가 좋은 장기영을 보고 미소를 짓는 이유다.

■‘비밀병기’ 강윤구, BK에 배우다

이번 미국 전지훈련을 앞두고 김 감독이 강조한 점은 “타선에서는 박병호가, 마운드에서는 강윤구가 키 플레이어”라는 것이었다. 특히 2010년 9월 팔꿈치 수술을 받은 뒤 지난해 막판에 복귀해 6경기에서 3승1패 방어율 2.14를 기록한 강윤구는 김 감독이 ‘비밀병기’라고 할 정도였다.

김 감독은 “강윤구가 이번 캠프에서 정말 많은 발전을 했다. 지난해 막판에 성적은 좋았지만 구위는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 캠프에서 공을 던지는 것을 보니 지난해보다 훨씬 낫다. 올해는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고 흐뭇해했다.

강윤구가 몰라보게 좋아질 수 있었던 것은 김병현의 역할이 컸다. 김 감독은 “강윤구가 김병현을 따라다니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 김병현도 조금이라도 더 많은 것을 가르쳐주려고 애썼다. 정신적인 부분에서 많은 도움을 받고 성장했다. 마운드에서의 마음가짐이 달라졌다”고 했다.

■활기찬 분위기, 넘치는 자신감

하지만 김 감독이 가장 큰 수확으로 꼽는 것은 분위기다. “이렇게 활기찬 전지훈련은 오랜만인 것 같다”고 말한 김 감독은 “이제 선수들 사이에 ‘우리도 할 수 있다’는 분위기가 돌고 있다. 정규시즌 내내 이런 분위기를 가지고 갈 수 있다면 목표를 조금 높게 잡아도 될 것 같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예상 성적에 대해서는 “여전히 비밀”이라며 웃었다.

김 감독은 김병현과 이택근에게 고마워했다. 그는 “김병현과 이택근이 선수단 전체에 긍정적인 분위기를 몰고 왔다. 분위기 메이커로 나섰다가도 또 어떤 때는 야구 선배의 입장에서 최대한 후배들과 가까이 하려 했다. 이것이 크게 작용하지 않았나 싶다”고 설명했다.

김 감독은 “자신감에 넘쳐 있는 선수들을 볼 때마다 ‘올 시즌 한 번 제대로 해보자’는 다짐이 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