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갑작스럽게 들린 장진영의 사망 소식에 영화인들은 슬픔을 감추지 않고 있다. 특히 장진영과 작업을 함께 한 지인들의 안타까움은 더하다. 지난달까지 호전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기에 놀람과 애통함이 혼재돼 있었다.

　장진영과 영화 ‘소름’ ‘청연’ 등 2편을 함께한 윤종찬 감독의 슬픔은 이루 말할 수 없다. 1일 오후 스포츠칸과의 전화통화에서 고인의 운명 소식에 말을 제대로 잇지 못했다. 윤 감독은 “본인이 아픈데 전화를 하면 스트레스를 받을까봐 직접 전화를 못하고 친한 친구들한테 소식을 듣곤 했다”며 “많이 좋아졌다는 소식을 들어 기뻐했는데 이렇게 떠날 줄은 상상을 못했다”고 안타까워했다. “지난해 ‘나는 행복합니다’ 촬영장에 놀러왔을 때만 해도 씩씩했는데 이렇게 젊은 나이에 가다니 너무 가슴이 아프다”고 덧붙였다.

　장진영의 출세작인 ‘반칙왕’의 연출자인 김지운 감독도 비통함을 감추지 못했다. 김 감독은 스포츠칸과의 통화에서 “지금 막 소식을 들었는데 아직 마음의 정리가 안됐다”며 현재 심경을 전했다. “호전된다는 이야기를 듣고 스크린에서 다시 볼 수 있기를 바랐는데 너무 느닷없는 소식에 가슴이 아프다”며 “이렇게 일찍 가기에는 너무 재능이 많고 열정이 넘치는 배우였다”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장진영이 영화 ‘청연’과 ‘연애 그 참을 수 없는 가벼움’을 촬영할 때 매니지먼트를 맡았던 손석우 BH엔터테인먼트 대표도 애통해했다. 손 대표는 “주위에서는 강한 성격의 소유자일 거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너무 여리고 착하고 깨끗한 맑은 영혼의 소유자”였다며 “모질지 못해 상처를 너무 받았고 그 상처를 대부분 혼자서 삭였다”고 고인을 회고했다. 또 “촬영장에서는 정말 훌륭한 여배우이자 항상 최선을 다하는 진정한 프로였다”고 덧붙였다.

　장진영의 대표작 ‘청연’의 홍보를 맡았던 영화인의 신유경 대표는 “촬영장에서 보면 늘 에너지가 넘치고 정말 최선을 다하는 진정한 배우였다”고 고인을 기억했다. 신 대표는 “개봉 때 친일 논란이 갑자기 불거져 영화가 영화로 평가받지 못하고 좌초되는 것을 보면서 가슴에 한이 들 정도로 정말 많이 힘들어했었다”며 “아직도 보여줄 게 많은 배우인데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

　영화 ‘싱글즈’와 ‘청연’을 함께 촬영한 김주혁은 직접 이야기하기를 꺼려했다. 김주혁의 매니저는 “동갑내기이고 작품도 두 편이나 해 매우 친하게 지냈다”고 말문을 열었다. “평소 연락을 자주 하는 사이였는데 아프고 나서 연락을 거의 못해 장진영의 매니저에게 호전되면 꼭 연락을 하라고 당부했었다”며 “사망소식을 듣고 너무 가슴 아파하고 있다”고 현재 심경을 대신 전해줬다.